“못살겠다, 같이 죽자” 목졸라 숨지게 해
치매를 앓고 있는 어머니를 2년여 동안 혼자서 간호해온 30대 딸이 말다툼 끝에 어머니를 숨지게 했다.
울산 울주경찰서는 치매 환자인 어머니의 목을 졸라 숨지게 한 혐의(존속살인)로 딸 ㄱ(33)씨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고 13일 밝혔다. ㄱ씨는 지난 12일 새벽 5시20분께 울산 울주군에 있는 자신의 집에서 어머니(53)와 말다툼을 하다가 어머니의 목을 졸라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를 보면, ㄱ씨는 자신의 생일날인 12일 친구들과 술을 마시고 새벽에 집으로 돌아온 뒤 어머니한테 “치매약을 먹었냐”고 물었다. ㄱ씨는 어머니가 답을 하지 않자 “못살겠다. 같이 죽자”며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
ㄱ씨는 2012년부터 치매를 앓고 있는 어머니를 혼자 간호해왔다. 병수발과 치료비 등은 ㄱ씨가 부담해왔으며 이 때문에 정신적·경제적으로 힘들어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ㄱ씨는 2년여 동안 어머니 병수발을 하면서 어머니가 평소에도 자신을 무시하는 느낌을 받았고 이 때문에 평소에 다툼이 많았다고 한다. 이날 술을 마신 ㄱ씨는 어머니가 자신을 무시한다고 생각해 홧김에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고 말했다.
범행 뒤 오빠한테 연락한 ㄱ씨는 오빠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범행 이유 등 정확한 경위를 조사한 뒤 ㄱ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울산/김영동 기자 yd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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