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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게임중독 아빠…두살배기는 굶어죽었다

등록 2014-04-14 11:10수정 2014-04-14 21:46

11일 오전 10시께 정아무개(22)씨가 아들(2)의 주검이 든 쓰레기 봉투를 비닐 가방에 담아 아파트 엘레베이터를 타고 아래로 내려가고 있다. 사진 대구지방경찰청 제공
11일 오전 10시께 정아무개(22)씨가 아들(2)의 주검이 든 쓰레기 봉투를 비닐 가방에 담아 아파트 엘레베이터를 타고 아래로 내려가고 있다. 사진 대구지방경찰청 제공
집에 주검 놔둔채 피시방 다니다가
봉투에 넣어 버린뒤 허위 실종신고
게임에 빠져 28개월 된 아들을 혼자 집에 방치해 숨지게 한 20대 초반 아버지가 경찰에 붙잡혔다. 그는 아이의 주검을 집에 두고 계속 피시방을 다니다가 주검을 쓰레기 봉투에 넣어 버리고 허위 실종신고까지 한 것으로 밝혀졌다.

13일 새벽 3시15분께 대구 남부경찰서 대명파출소에 20대 부부가 찾아와 ‘잃어버린 아들을 찾아달라’며 신고했다. 아버지 정아무개(21)씨는 경찰에 “동대구역 지하철 3번 출구에서 노숙하다가 아이를 잃어버렸다”고 말했다. 경찰은 동대구역 근처에 설치된 폐회로텔레비전(CCTV)을 샅샅이 뒤졌지만 아버지 정씨와 아들의 모습을 찾을 수 없었다. 그러자 정씨는 “구미대교에서 아이와 함께 낙동강에 투신했고, 나만 헤엄쳐서 나왔다”고 말을 바꿨다. 경찰은 자꾸 말을 바꾸는 정씨를 수상히 여겨 추궁했고, 그는 이날 오후 2시30분께 ‘숨진 아들을 버렸다’고 털어놨다.

11일 오전 10시께 정아무개(22)씨가 아들(2)의 주검이 든 쓰레기 봉투를 비닐 가방에 담아 아파트 현관 앞 계단을 내려가고 있다. 사진 대구지방경찰청 제공
11일 오전 10시께 정아무개(22)씨가 아들(2)의 주검이 든 쓰레기 봉투를 비닐 가방에 담아 아파트 현관 앞 계단을 내려가고 있다. 사진 대구지방경찰청 제공

정씨는 고등학생 때 피시방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손님이었던 아내(20)를 만났다. 2011년 12월 아들이 태어났고, 이듬해 혼인신고를 했다. 정씨의 어머니가 경북 구미에 전세로 4500만원짜리 아파트를 얻어 줬지만 그는 다른 직업을 구하지 않고 피시방을 전전하며 게임에만 몰두했다. 지난 2월 말부터 정씨는 경제적인 문제 등으로 갈등을 겪던 아내와 별거를 시작했다. 아내는 구미에 있는 공장에서 일하며 기숙사 생활을 했다. 아들은 정씨가 돌보기로 했다.

정씨는 아내와 별거한 첫날부터 아파트에 아들만 혼자 두고 나와 피시방에서 사흘 동안 게임을 하다 집에 들어갔다. 지난달 1일 다시 집을 나가 일주일 동안 피시방에서 살다시피 하다가 집에 들어갔다. 가끔씩 집에 들어가면 배가 고파 우는 아이에게 자신이 먹는 된장찌개와 육개장 등을 먹였다.

그동안 거의 음식을 먹지 못한 아들은 지난달 7일 숨진 채 발견됐다. 정씨는 아들의 주검을 그대로 두고 외출해 피시방과 찜질방 등을 전전했다. 지난달 31일 다시 집에 들어간 그는 아이의 주검을 담요로 말아 아파트 베란다에 두고 다시 나갔다. 정씨는 11일 오전 10시께 아들의 주검을 담요와 함께 100ℓ짜리 쓰레기 봉투에 넣어 집에서 1.5㎞ 떨어진 곳에 갖다 버렸다.

그의 범행은 아들이 잘 있는지 묻는 아내의 질문에 거짓말을 하다가 함께 경찰에 실종신고를 하면서 탄로가 났다. 경찰은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정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대구/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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