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총장은 사법절차에 혼선을 초래하고 국민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하여 깊은 유감을 표명하였다. 검찰이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한 상황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향후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환골탈태의 자세로 업무에 임할 것을 강조했다.”
구본선 대검찰청 대변인이 전한 김진태 검찰총장의 ‘국가정보원 증거조작’ 사건 관련 입장이다. 김 총장은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의 수사 결과 발표 뒤인 14일 오후 3시20분 과장급 이상 간부들이 참석한 긴급회의를 주재한 뒤 이런 ‘결론’을 내놨다. 구 대변인은 “총장이 ‘부끄러운 일’, ‘참으로 면목이 없다’, ‘우리들의 큰 불찰이다’ 등의 표현으로 상황의 엄중함을 강조했다”며 “대공수사 체계의 제도적 개선책을 마련할 것과, 공판 관여 검사에 대한 엄정한 감찰 조사를 지시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 총장의 ‘깊은 유감’ 표명이 얼마나 진정성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질지는 의문이다. 검찰이 조작된 증거를 법원에 제출한 사안의 중대함에도 불구하고, 당사자인 검사들을 전원 무혐의 처분한 데 이어 유감 표명마저 대변인에게 ‘대독’시켰기 때문이다.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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