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식재개 이틀만에 또 발생
원인 불분명…불안감 커져
원인 불분명…불안감 커져
경기도 고양시 ㄷ고에서 최근 한달 사이 세번씩이나 집단 식중독 사고가 발생했으나 보건당국이 원인을 못 밝혀 학부모와 학생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14일 ㄷ고와 관할 보건소, 식품의약품안전처 등의 말을 종합하면, ㄷ고에서 지난달 11일과 25일 두차례 90여명의 학생이 식중독 증상을 보인 데 이어, 지난 10일 점심을 먹은 학생 가운데 34명이 11~14일 설사·구토 등 식중독 의심 증상을 보여 보건당국이 원인 조사에 나섰다.
이 학교는 두번째 식중독 사고가 발생한 뒤 보름 동안 급식을 중단하고 전교생에게 도시락을 싸오도록 했다가 급식을 재개한 뒤 이틀 만에 다시 식중독이 발생했다. 보건당국은 정확한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이 학교 급식을 무기한 중단하기로 했다.
보건당국의 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달 11일 식중독 증상을 보인 학생과 조리사의 검체(검사에 필요한 재료)에서 ‘클로스트리듐 퍼프린젠스’라는 식중독균이 검출됐으며, 25일에는 학생·조리사 검체와 식재료인 도라지에서 같은 균이 검출됐다. 클로스트리듐 퍼프린젠스균은 복통과 설사를 일으키며 대개 24시간 안에 증상이 없어지는 비교적 가벼운 식중독균이다.
나경란 경기도 질병관리팀장은 “1·2차 발생 때 조리사와 식자재 등에서 식중독 원인균이 발견됐는데 식중독의 발생 원인이 식재료 때문인지, 조리사나 싱크대, 주방 기자재 등 조리 과정에서 발생한 것인지 아직 불분명해 정확한 감염 경로를 찾고 있는데 또 사고가 발생해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이 학교 교장은 “1·2차 식중독 발생 뒤 급식실 직원에 대한 철저한 검역을 통해 의심스러운 사람은 조리 과정에서 배제시켰는데 재발해 안타깝다. 16일부터 급식 정상화 전까지 희망 학생을 대상으로 외부 도시락을 제공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학부모 윤아무개씨는 “아이가 식중독 증세를 보여 학교에 연락했더니 ‘신경성 아니냐’며 무성의하게 답변해 덮기에만 급급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철저한 원인 규명과 재발 방지책을 마련해 어수선한 학교 분위기를 조속히 정상화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고양/박경만 기자 ma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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