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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실종자 가족들 “인양 아닌 구조를”

등록 2014-04-22 20:31수정 2014-04-23 00:59

아직은 인양에 부정적 반응
‘인양’이라는 말은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 사이에 ‘금기어’다.

22일 오전 해양경찰청 직원이 진도체육관에 머물고 있는 실종자 가족들에게 상황을 보고하던 중 ‘주검 수습’을 ‘시신 인양’이라고 표현했다. 한 가족이 앞으로 달려나왔다. 그는 “당신, 인양이라고 했어? 인양이 아니고 구조야. 생존자 구조 활동이라고! 여기서는 인양이라는 용어를 쓰면 안 돼!”라고 흥분해 소리쳤다.

안산 단원고에 다니는 동생의 구조를 기다리는 강아무개(22)씨는 “사고 1주일째가 돼서야 잠수부들이 배 안에 들어가서 시신을 거두고 있다. 그런데 벌써 배를 인양하겠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그러다 시신이 유실되면 어쩔 것이냐. 어른들이 무슨 결정을 하더라도 나는 선체 인양에는 반대한다”고 했다. 강씨는 “아직 동생이 살아올 거라는 희망을 거두지 않았다”며 ‘인양’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한 학부모는 “체육관에 있는 그 누구도 인양은 생각해본 적이 없다”면서도 “우리가 원하는 대로 되는 게 하나도 없다. 우리가 인양을 절대 반대한다고 해도 (결정을 하게 되면) 흘러갈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했다.

실종자 가족 대표단은 ‘선 구조, 후 인양’을 공식 입장으로 정한 상태다. 가족 대표단은 21일 오후 진도체육관에서 “(조류의 흐름을 고려해) 이번주 수요일(23일)이나 목요일(24일)까지 생존자나 사망자가 있다면 수습해달라”고 범정부 사고대책본부에 요구했다. 22일은 조류의 속도가 가장 느려지는 ‘조금’ 기간이다. 26일까지가 조류가 약한 ‘소조기’인데, 이때 집중적으로 잠수요원들을 투입해 구조작업에 속도를 내달라는 요청이다. 가족 대표단의 김형기(단원고 김혜화양 아버지)씨는 이날 오후 범정부 사고대책본부 보고가 끝난 뒤 “가족 대표단은 실종자를 최대한 수습한 다음에 인양을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2010년 천안함 침몰 때는 실종자 가족들이 사고 발생 9일째에 수색 중단을 결정한 바 있다. 구조작업 도중 잠수요원인 한주호 준위가 저체온증으로 숨지고, 수색작업에 나섰던 민간 어선 금양호가 침몰하는 등 사고가 잇따라 천안함 장병 가족들에게 부담이 됐다. 하지만 세월호 침몰 상황을 둘러싼 날씨와 조류 등이 천안함 때보다는 훨씬 양호해, 가족들 사이에서 인양을 하자는 목소리는 듣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날 범정부 사고대책본부는 “오후 1시37분께 수중탐색 작업을 마치고 복귀한 해군 특수전여단 수중파괴팀(UDT) 소속 상사 1명이 마비 증상을 호소하여 청해진함으로 이송하여 현재 치료중”이라고 밝혔다. 나장균 유디티 전우회 회장은 “피로가 쌓인 상태에서 흔히 있는 일이다. 대원의 상태가 괜찮아졌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더 피로가 쌓이기 전에 빨리 실종자들을 모두 찾아 구조작업을 마무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지훈, 진도/최우리 기자 watchdog@hani.co.kr

[관련영상] [한겨레 포커스]촛불 시민 "아직 끝난 게 아니다. 한 아이라도 돌아오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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