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무유기 등 혐의로 기소
술에 취한 여성의 스마트폰을 빼돌려 성관계 동영상을 훔쳐본 경찰관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형사7부(부장 송규종)는 스마트폰을 빼돌린 뒤 성관계 동영상을 본 혐의(직무유기)로 서울 강남경찰서 경찰관 출신인 탁아무개(39)씨를 불구속 기소했다고 23일 밝혔다. 탁씨는 국외 도피중이던 사람에게 수배 사실을 알려준 혐의(공무상 비밀누설)도 사고 있다.
검찰 설명을 종합하면, 탁씨는 지난해 9월21일 새벽 5시19분께 서울 청담동 ㄹ호텔 앞에 한 여성이 술에 취해 쓰러져 있다는 112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다. 탁씨는 신고자한테서 이 여성의 스마트폰을 넘겨받았지만 습득물 처리 대장에 적지 않고 빼돌렸다. 탁씨는 이 여성을 집에 데려다준 뒤 스마트폰을 집으로 가져가 그가 카카오톡으로 남자친구와 주고받은 메시지를 열어봤다. 또 이 여성이 남자친구에게 전송한 나체 사진과 성관계 동영상을 내려받아 봤다. 탁씨는 이후 지인 전아무개씨에게 “우연히 주운 것처럼 해서 돌려주라”며 스마트폰을 건넸고, 전씨는 이 여성에게 연락해 사례금 20만원을 받고 돌려줬다.
탁씨는 전씨가 죄를 저지르고 타이로 도피했을 때 전씨의 부탁으로 경찰 내부 전산망에 접속해 지명수배 사실을 확인하고 알려주기도 했다.
김원철 기자 wonch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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