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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단원고, 등교 재개…무거운 발걸음

등록 2014-04-24 11:18수정 2014-04-25 17:22

3학년부터 8일만 등교 시작
희생 학생들도 ‘마지막 등교’
긴 생머리의 단원고 여학생이 학교 앞 편의점에서 우유와 빵을 사서 학교로 들어가려 했다. 하지만 학교 정문 앞에 몰려있는 수십여명의 취재진을 보고 놀란 표정을 지었다. 학교 앞 정문에서는 ‘근조’라고 쓰인 검은색 리본을 가슴에 단 여교사가 취재진들과 실랑이를 벌이고 있었다. “오늘 등교하는 학생들을 위해 학교 정문 앞이 아닌 도로 건너편으로 자리를 옮겨 달라”고 요구하고 있었다.

여학생은 총총 걸음으로 달려가 취재진과 실랑이를 하던 여교사의 품에 안겼다. 취재진도 더 이상 할 말을 잃었다. 기자 몇 명을 제외하고 취재진은 왕복 2차로 도로를 건너 학교 건너편으로 옮겨갔다. 여학생은 여교사의 손을 잡고 학교 언덕길을 올라갔다. 8일 만에 다시 등교하게 된 경기도 안산 단원고의 아침 풍경이었다.

단원고의 등교 시간은 아침 8시20분. 아침 7시가 넘어서자 하나둘씩 가방을 맨 학생들이 학교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평상시와 다름 없이 아침 7시50분에서 8시 사이 학생 대부분의 등교가 이뤄졌다. 정문 앞에 모여 있는 취재진을 보고 놀란 학생들은 고개를 푹 숙이고 빠른 걸음을 옮겼다. 아예 부모의 승용차를 타고 등교하는 학생도 상당수 보였다. 정문 앞에는 이날 3~4명의 경북도교육청 및 학교 관계자가 나와 학생들의 등교를 도왔다.

이날 8일만의 등교를 한 것은 3학년 학생들만이 아니었다. 세월호에 탔다가 숨진 2학년 학생들도 이날 영구차를 타고 ‘마지막 등교’를 했다. 2학년 학생들의 운구차가 학교 정문으로 들어서자, 등교하던 3학년 학생들은 이를 멍하니 바라보다가 고개를 떨궜다.

이날 3학년 학생들은 정상수업을 하지 않고 4교시까지만 한 뒤 낮 12시10분에 하교할 예정이다. 이번 사고로 충격을 받은 학생들의 심리를 치료하는 프로그램이 진행될 예정이다. 28일부터는 단원고 1학년 학생들의 등교가 예정돼 있다.

안산/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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