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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진도 찾은 쉐프 “치유의 음식 주고파”

등록 2014-05-07 20:55수정 2014-05-08 10:08

박영규(60)씨
박영규(60)씨
실종자 가족 위해 자원봉사 나서
천연재료 쓴 건강한 음식 내놔
7일 오후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이 머물고 있는 진도체육관 앞마당에 고소한 튀김 냄새가 퍼졌다. 저녁을 준비하는 대한적십자사 조리 천막에서 ‘셰프’ 박영규(60·사진)씨가 벌겋게 달아오른 얼굴로 뜨겁게 끓고 있는 기름솥을 앞에 두고 탕수육을 만들고 있었다.

“심신이 지치고 힘들 때는 음식이 중요하잖아요. 가족분들께 몸과 마음을 보할 수 있는 음식을 해드리려고 왔습니다.”

박 셰프는 하루 전날 진도로 내려와 자원봉사센터에 등록했다. 서울 여의도에서 운영하던 레스토랑을 강남 쪽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여유가 생긴 참이었다. “좋은 음식을 대접하는 데 저 같은 조리사가 필요할 것 같았어요.” 16살 때부터 요리를 시작한 박 셰프는 경력만 45년이 넘는 베테랑 요리사다. 1979년부터 85년까지 대학 구내 교수·학생식당에서 근무하다 말레이시아 등에서 한식당을 운영했다.

오전부터 적십자사 조리 천막에서 박 셰프가 일을 시작하자 메뉴부터 달라졌다. 박 셰프는 점심 메뉴로 ‘모자반 무침’을 내놓았다. “화학조미료는 안 쓰고 천연재료로 건강하게 만들 겁니다. 화학조미료가 들어간 음식을 먹으면 몸과 마음이 더 힘들어져요.” 한 배식 봉사자는 “셰프님이 하셔서 그런지 무침을 해도 맛이 다르다”며 반겼다.

저녁에는 레몬탕수육이 특별 메뉴로 등장했다. 돼지고기는 적십자사에서 구입해 왔다. 박 셰프는 “등뼈를 구해서 감자탕도 대접하고 싶고, 밥 먹기가 힘드신 분한테는 죽도 만들어 드리고 싶다”고 했다. 김현수 적십자사 광주·전남지부 주임은 “자원봉사자들이 거의 주부니까 기본 반찬 정도만 배식해왔다. 요리는 셰프님이 아니면 엄두를 내기 힘들다. 필요로 하는 재료가 있으면 지원할 계획”이라고 했다.

진도/글·사진 진명선 기자 tor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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