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18일 만민공동회 등 95명
청와대 행진 시도하자 체포
전날 끌고간 집회 참가자들엔
“113명 모두 형사처벌” 밝혀
청와대 행진 시도하자 체포
전날 끌고간 집회 참가자들엔
“113명 모두 형사처벌” 밝혀
18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세월호 관련 집회에 참가한 95명이 경찰에 연행됐다. 경찰은 전날 체포한 113명도 전원 형사처벌하겠다고 밝혔다. 박근혜 대통령은 19일 세월호 참사에 대한 사과와 “새로운 국가 운영 방향에 대한” 구상을 담은 대국민 담화를 발표할 예정인데, 한편에서는 정부를 질타하는 목소리에 공권력이 강경한 대응을 본격화하고 있다.
18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세월호 참사의 정치적 책임을 묻겠습니다’라는 주제로 열린 ‘청와대 만민공동회’ 참가자들과 동화면세점 앞에서 열린 침묵행동 ‘가만히 있으라’ 참가자들은 밤늦게까지 광화문사거리 일대에서 청와대로의 행진을 시도했다. 경찰은 “청와대가 책임져라”, “박근혜 대통령 퇴진” 등의 구호를 외치는 집회 참가자들을 해산명령에 따르지 않는다는 이유로 광화문광장 이순신 장군 동상 앞에서 연행했다.
경찰은 전날 세월호 참사 추모 촛불집회에 참석했다가 연행된 시민 113명을 모두 형사처벌하기로 했다. 서울지방경찰청 김근식 수사과장은 “17일 밤 9시20분부터 10시까지 도로를 점거한 뒤 세 차례 해산명령에 응하지 않아 연행된 115명 가운데 고등학생과 인터넷매체 기자를 뺀 113명 전원을 형사처벌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날 청계광장에서 3만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열린 촛불집회 참가자 가운데 500여명은 청와대 쪽으로 향하다 경찰에 막히자 계동 현대사옥 앞 도로에 앉아 시위를 벌였다. 경찰은 이들을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과 일반교통방해 혐의로 체포했다.
현장에 있던 유아무개(42)씨는 “200여명 정도가 모여 있었고 일부만 도로에 앉아 있었다. 자유롭게 해산하려는 분위기였는데 순식간에 세 차례 해산명령이 이뤄지더니 경찰이 에워쌌다”고 했다. ‘청와대 만민공동회’는 보도자료를 내어 “단 한 명의 생명도 구조하지 못한 박근혜 정권과 공권력이 참사에 분노하는 시민들을 향해서는 기습적 폭력 연행을 감행했다”고 비판했다.
18일 낮 청계광장에서 열린 ‘만민공동회’에서는 정부의 무능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청소년 활동가라고 자신을 소개한 이응(18)양은 자유발언에서 “다시는 돈 때문에 사람들이 죽지 않게 해야 한다. 우리 손으로 바꿔야 한다고 생각해 여기 나왔다”고 했다. 경기 용인시에서 온 염천희씨는 “생때같은 아이들이 죽어가는데도 우리는 어떤 현상이 우리 사회를 지배하는지 답을 못 찾고 있다. 우리 사회는 사실이 중요하지 않고, 권력자의 의도만이 횡행하는 사회”라고 주장했다. 경남 밀양 송전탑 건설 반대운동을 하는 주민 한옥순(67)씨는 “어제 (송전탑 반대 농성을 위해) 파놓은 토굴에서 자고 오늘 서울로 올라왔다. 정부가 밀양에 69개의 철탑을 세우려 하는데, 선량한 할매와 할배들을 범죄자 취급한다. 있을 수 있는 일이냐? 용서가 안 된다”고 했다.
이날 만민공동회에는 시민 150명이 참여했다. 만민공동회는 24일 다시 열린다. 박기용 진명선 기자 xe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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