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카메라·초소형 음성수신기로 카드패 훔쳐봐
선수·모니터·재떨이 역할 나눠 조직적 사기도박
선수·모니터·재떨이 역할 나눠 조직적 사기도박
카드 패를 알아볼 수 있는 특수카메라와 초소형 음성 수신기 등을 이용해 사기 도박판을 벌인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전북 익산경찰서는 20일 특수 첨단장비를 동원해 사기도박을 벌인 혐의(도박 등)로 이아무개(42·무직·폭력 등 전과 4범)씨 등 5명을 구속했다. 경찰은 또 이씨 등을 도운 혐의로 김아무개(42)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이씨는 인터넷에서 사기도박 장비를 산 뒤 평소 알고 지내던 도박꾼 박아무개(41)씨 등 이른바 ‘선수’ 3명을 동원해 도박판을 벌여 1억원 가량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지난달 28일부터 최근까지 8차례에 걸쳐서 익산시 동산동의 한 사무실에 도박장을 차리고 사기도박을 해 진아무개(34)씨 등 4명한테서 1억1000만원의 돈을 가로챘다.
이들은 총책인 이씨를 중심으로 도박하는 ‘선수’, 특수카메라로 패를 보고 선수에게 알려주는 ‘모니터’, 심부름꾼 ‘재떨이’ 등으로 역할을 나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또 특수물질이 발라진 카드와 도박판 위에 설치한 몰래카메라로 알아낸 패를 좁쌀만한 크기의 초소형 수신기로 전달해 피해자들을 속였다.
피해자 진씨는 경찰에서 “나도 도박판에서 손기술이 좋기로 유명한 사람인데 패를 이미 아는 사람한테 어떻게 당하겠느냐. 이런 장비까지 동원해 사기를 칠 줄은 정말 몰랐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들은 모텔에 사기도박 장비를 가져다놓았다. 이 장비를 사용하기 위해 바로 옆 건물에 모텔이 붙어 있는 빈 사무실에 도박장을 차리는 등 치밀한 수법을 사용했다”고 말했다.
전주/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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