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건물 관리인 보안카드 훔쳐 서류빼내…수억원 인출
충남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12일 대신증권 대전지점에서 고객 2900명의 정보를 빼내 인터넷을 통해 판 혐의(절도) 등으로 이 회사 지점 건물관리를 했던 용역업체 전 직원 조아무개(32)씨를 구속했다. 또 개인 정보를 사 증권사 고객 계좌에서 수억원을 인출한 오아무개(29)씨 등 일당 6명을 긴급 체포했다.
조씨는 5월21일과 6월초 대전시 중구 대흥동 대신증권 대전지점에 몰래 들어가 보안시스템을 해제하고 고객카드 보관함에서 고객약정 이체 출금신청서 등 고객정보 2900건이 실린 서류 뭉치 8개를 훔쳤다. 이어 인터넷 등을 통해 ‘범행하면 10~40%까지 돈을 나눠 갖는 조건’ 등으로 오씨 등에게 이 정보를 넘기거나 판 혐의다.
고객정보를 넘겨받은 오씨 등은 자신의 사진에 고객 주민정보를 적은 위조 주민등록증을 만들어 증권사와 고객이 거래하는 은행에서 현금카드와 통장을 재발급받는 수법으로 7월3일부터 8월초까지 손아무개(47)씨 등 8명의 계좌에서 2억9천여만원을 빼낸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이어 인터넷 게임 아이템 거래사이트에 아이템을 파는 것처럼 공지하고 증권사 고객들이 이를 산 것처럼 위장 거래해 11명의 계좌에서 93차례에 걸쳐 3천여만원을 인출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조씨는 대신증권 대전지점에서 건물관리를 하다 2003년 퇴직한 뒤 사업에 실패해 1억여원의 빚을 지자 평소 알고 지내던 이 건물 관리인들을 만나러온 것처럼 속이고 관리소장의 보안카드를 훔친 뒤 범행한 것으로 경찰 조사에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대신증권이 고객 정보가 유출된 사실을 알고도 이를 방치해 고객들이 피해를 입었는지 조사하는 한편, 예금통장 및 신용카드 재발급 과정에서 본인 확인 절차 및 보안 관리에 허점이 있어 관계 기관에 보완을 요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대전/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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