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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다시 열린 팽목항…사고 그늘 속 생업발길 분주

등록 2014-05-30 19:55수정 2014-05-31 18:05

세월호 침몰 참사가 발생한 지 45일 만인 30일 오전 다시 개방된 전남 진도군 임회면 팽목항에서 조도 주민 등이 배를 타고 와 내리고 있다. 진도/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세월호 침몰 참사가 발생한 지 45일 만인 30일 오전 다시 개방된 전남 진도군 임회면 팽목항에서 조도 주민 등이 배를 타고 와 내리고 있다. 진도/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상황실로 쓰던 대합실 매표행렬
“유족 생각하면 불편하지만…”
꼼꼼 확인하느라 페리호 연발착
‘통통통…’. 진도 팽목항 들머리 주차장까지 배의 기관음이 들렸다. 세월호 사고 뒤 팽목항을 지키고 있던 ‘한국불자약사회’ 천막기도소가 한 쪽으로 물러났다. 가족대책본부 상황실로 쓰이던 팽목항 대합실 매표소도 다시 문을 열었다. 대합실 앞으로 배를 기다리는 차량 10여대가 줄지어 섰다.

팽목항 선착장이 정상운영을 시작한 30일 오전 7시 129t짜리 화물선 한림페리7호가 항구로 들어섰다. 대합실 스피커에서 “배를 타실 분은 매표하시기 바랍니다”라는 방송이 흘러나왔다.

사고 뒤 임시선착장을 통해 하루 2~3차례만 운행하던 배편이 이날부터 사고 전처럼 하루 8번으로 회복됐다. 배를 기다리던 김진삼(72)씨는 도로공사용 장비 등을 승용차 트렁크에 싣고 서거차도로 들어가는 길이라고 했다. 승선 인원을 관리하는 한영성(73)씨는 “임시선착장은 수심이 얕아 만조에만 배가 뜰 수 있어 생업에 어려움이 많았다”고 했다. 차례를 기다리던 주민들은 한씨와 반갑게 인사했다. 7시14분, 승객 11명과 차량 4대를 싣고 배는 팽목항을 떠났다.

같은 시각 113t짜리 여객선 한림페리3호도 팽목항에서 승객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매표소에서 표를 끊어주는 에이치엘해운사 직원 박선영씨의 손놀림이 바빠졌다. 이전과 달리 승객의 신분증을 확인하고 연락처와 차량번호까지 꼼꼼히 적었다. 일부 승객들은 “예전에는 일행 대표 1명만 적었는데 세월호 사고 뒤 일일이 다 적느라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불편해 하기도 했다.

한림페리3호 선장 이수행(58)씨는 사고 이튿날인 지난달 17일 세월호 승객 가족들을 태우고 사고 해역을 다녀왔었다. 그는 “아직도 실종된 가족을 찾지 못한 사람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참 불편하다”면서도 “배편이 끊겨 속을 태우던 조도 주민들을 생각하면 진작에 정상 운항이 됐어야 했다는 생각도 든다”고 했다.

예정보다 7분 늦은 오전 7시37분에 떠난 배는 조도 창유항에 사람과 짐을 부리고, 9시6분 팽목항으로 돌아왔다. 하늘색 체육복을 입은 조도초등학교 3~6학년 학생 41명과 선생님 10명이 탔다. 한 선생님은 “원래는 27일 승마체험학습을 나가기로 했는데 배 편이 정상화되는 30일로 연기했었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내내 대합실에는 팽목항을 떠나 조도면 섬으로 나가는 주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팽목항과 서망항을 잇는 진도여객 초록색 버스가 바쁘게 오갔다.

실종자 가족 대리인인 대한변호사협회 배의철 변호사는 “조도면 어민들과 실종자 가족들이 서로의 어려움을 교감하고 이해했다. 뱃길을 열기로 한 결정에 이견이 없다”면서도 “섬 주민들이 요청을 하기 전에 정부가 먼저 나서서 어려움을 해소해 줬다면, 주민들이 가족들에게 어려움을 호소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진도/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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