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교육감 선거 판세]
고 후보, 인지도 무기로 줄곧 1위 달려와
딸의 ‘아버지 비판 글’ 최대 변곡점 될 듯
고 후보, 인지도 무기로 줄곧 1위 달려와
딸의 ‘아버지 비판 글’ 최대 변곡점 될 듯
‘깜깜이 선거’로 치러질 듯하던 서울시교육감 선거에 대한 관심이 막바지에 뜨거워지고 있다. 고승덕 후보의 딸이 3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아버지는 교육감 자격이 없다”는 글을 올린 게 결정적 계기가 됐다. 사실상 인지도 싸움으로 진행되던 서울시교육감 선거 후보 지지율에도 적잖은 변화가 일 것으로 예상된다.
고승덕 후보는 높은 인지도를 무기로 예비후보 때부터 줄곧 지지율 1위를 달렸다. 사시·외시·행시 ‘고시 3관왕’ 타이틀에 예능 프로그램 출연으로 얼굴을 알려온 덕이다. 고 후보는 지난 20~21일 <중앙일보> 여론조사에서 25.6%를 얻어 문용린(16.4%), 이상면(9.0%), 조희연(6.6%) 후보를 멀찌감치 따돌렸다.
하지만 여론조사 결과 공표 금지 직전의 조사들에선 ‘고승덕 아성’이 조금씩 흔들리는 조짐이 나타났다. 28일 <문화방송>(MBC)과 <에스비에스>(SBS)의 여론조사 결과, 고 후보는 26.1%, 문 후보는 23.5%, 조 후보는 14.9%로 나타났다. 27~28일 <조선일보> 여론조사에선 고 후보(28.9%)에 이어, 조 후보(17.4%)가 문 후보(16.7%)를 앞서는 결과가 나왔다. 보수 성향 유권자들의 지지가 문 후보 쪽으로 나뉘고, 한자리로 시작한 조 후보 지지율이 일주일 만에 10%대 중반까지 상승한 것이 눈에 띈다.
이런 흐름에 고 후보의 딸 캔디 고(한국명 고희경·27)씨가 아버지에게 직격탄을 날리는 페이스북 글이 공개되면서 교육감 선거 막판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실제 고씨의 글이 퍼진 뒤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 1~5위가 서울시교육감 관련 단어일 정도로 뜨거운 이슈가 됐다. 특히 교육감이 ‘유초중등 교육’을 책임지는 자리인 만큼, ‘아버지로서 자녀 교육에 충실했느냐’가 유권자들의 표심에 상당 부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으로 고 후보의 인지도 거품이 꺼지면서 문 후보 쪽으로 보수 결집 현상이 가속화될 수 있다고 전망한다. 여론조사 전문업체 리서치플러스 임상렬 대표는 “교육감 선거는 보수적이라 이슈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다. 고 후보 표가 같은 보수 성향의 문 후보 쪽으로 많이 움직일 수 있다”면서도 “이번 변수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큰 논란이 되고 있고 핵심 유권자인 30~40대 여성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점에서 진보 후보한테 유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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