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나가노현 사찰 젠코지에서 수행하는 신카이 스님이 2일 오전 경기 안산시 단원구 세월호 사고 정부합동분향소에서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고 있다. 안산/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1400여년전 백제인이 세운 젠코지서
수행하는 신카이 스님 유족과 만나
“한국 친구들 얘기 듣고 마음 아파”
수행하는 신카이 스님 유족과 만나
“한국 친구들 얘기 듣고 마음 아파”
세월호 침몰 사고 희생자들의 49재를 치러주기 위해 일본의 스님이 한국에 왔다.
2일 오전 10시30분 경기 안산 화랑유원지에 마련된 정부합동분향소에 검은색 법복을 입은 신카이 스님이 도착했다. 그는 일본 나가노현에 있는 사찰 젠코지에서 수행하는 스님인데, 이날 비행기를 타고 한국에 왔다. 세월호 침몰 사고가 난 전남 진도에서 3일 49재를 치러주기 위해서다. 49재는 사람이 죽은 뒤 49일째 치르는 불교식 제사의례다.
그는 “한국에 있는 친구들과 전화나 전자우편을 주고받을 때마다 세월호 사고 소식에 마음이 아팠다. 세월호 침몰 사고로 숨진 사람들을 위해 기도하고 49재를 지내줘야겠다는 생각에 한국에 왔다”고 말했다.
신카이 스님은 세월호 침몰 사고로 자녀를 잃은 어머니 한 명과 조용히 인사를 나눈 뒤, 정부합동분향소로 들어갔다. 단원고 학생 242명과 교사 9명, 일반인 33명의 위패와 영정을 하나씩 바라보며 한 시간 가까이 기도를 올렸다.
기도를 마치고 나온 그는 “참배를 하다 보니 학생들이 너무 많아서 가슴이 더 아팠다. 순박하고 착한 얼굴들인데, 좋은 곳에 갔을 것이라고 믿는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그가 수행하고 있는 젠코지는 1400여년 전 백제인이 일본에 불교를 전파하며 세운 절이다. 지난 11일 이 절에서는 세월호 희생자 추도회가 열리기도 했다.
“일본 사람들도 세월호 선장이 승객들을 버리고 도망간 것에 대해 분노하고 있지만, 동시에 해경이 왜 빨리 위험에 처한 학생들을 도와주지 못했는지 의아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세월호 침몰 사고는 어디에 있든 마음이 하나로 통하는 사건이다.” 그는 49재를 준비하기 위해 이날 오후 진도로 내려갔다. 안산/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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