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각장애를 앓고 있는 이아무개(47·부산 북구·청각장애 2급)씨는 호떡 장사로 생계를 잇고 있다. 이씨 부부는 지난달 31일 1t 화물트럭을 타고 돌아다니며 호떡을 팔다가 집안 일 때문에 잠시 집으로 돌아왔다. 생계 수단인 호떡 만드는 기계를 이씨의 아파트 5층 복도 구석에 옮겨놓았다.
이씨 부부와 한 아파트에서 살고 있는 최아무개(77)씨는 이날 오후 2시 고물을 주으려고 집을 나서다가 5층 복도에 놓여진 호떡 기계를 봤다. 최씨는 40㎏가량의 호떡 기계를 분해해 자신의 손수레에 담은 뒤 3만원을 받고 고물상에 팔았다.
이씨 부부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아파트 근처의 폐회로텔레비전과 아파트 경비원, 아파트 주민들의 탐문 수사를 통해 최씨를 붙잡은 뒤 고물상에 있던 호떡 기계를 이씨 부부한테 돌려줬다.
부산 북부경찰서는 최씨를 절도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9일 밝혔다. 최씨는 경찰에서 “고물을 주워다 팔아서 생계를 유지하고 있는데, 생활비를 마련하려고 호떡 기계를 훔쳤다. 잘못했다”고 선처를 호소했다.
부산/김영동 기자 yd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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