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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해경, 실시간 보고 받고도 엉터리 상황보고서 작성”…왜?

등록 2014-06-17 22:15수정 2014-06-18 11:45

최민희 의원 “해경이 왜 현장 상황을 제대로 보고하지 않았는지,
언론에 현장과 정반대되는 내용 알린 정부 관계자 누구인지 밝혀야”
해경이 세월호 침몰 현장 상황을 실시간으로 보고 받고도 ‘엉터리’ 상황보고서를 작성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회 세월호 국정조사특위 위원인 최민희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17일 ‘4월16일치 해경 주파수공용무선통신시스템(TRS) 교신록’과 해경이 작성한 상황보고서들을 비교한 결과, “배가 어느 정도 기울어 가라앉고 있는지, 몇명을 구조하고 몇명이 배 안에 갇혔는지, 첫 사망자는 언제 인양했는지 등 긴급 정보들이 상황보고서에 반영 되지 않거나 늦게 담겼다”고 밝혔다. TRS는 하나의 주파수 대역을 여러 사용자가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게 만든 무선통신으로, 이 교신에는 현장에 출동한 해경 경비정 123정 등 함정과 헬기, 목포해양경찰서는 물론 서해지방해양경찰청, 해경 본청까지 참여했다.

교신록에 따르면, 지난 4월16일 현장에 가장 먼저 도착한 해경 경비정 123정은 오전 9시43분 “여객선이 접안해 밖에 나온 승객 한명씩, 한명씩 지금 구조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그러나 불과 4분 뒤인 9시47분께는 “배가 잠시 후에 곧 침몰할 것으로 생각된다”며 “배가 60도까지 기울어 지금 좌현 현측이 완전히 다 침수되고 있다”고 긴급 상황을 알린다. 이어 123정은 목포해경에 “현재 승객이 절반 이상 안에 갇혀서 못 나온다고 한다. 빨리 122구조대가 와서 구조해야 될 것 같다”고 보고했다.

123정은 10시20분께도 목포해경이 “안에 사람이 몇 명 있는지?”라고 묻자 “현재 학생들이 아마 다수 있는 걸로… 현재 선수 부분 4m 약 10m 채로 뒤집어 있음”이라고 답한다. 승선자들이 여전히 배 안에 있는 채로 세월호가 침몰중임을 목포해경·서해해경·해경본청이 모두 알 수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10시46분께 해경 상황실은 “지금 여객선에는 사람이 하나도 없는 거지?”라는 질문을 던지고, 이에 123정이 다시 “현재 확인은 안되나 학생들이 200~300명이 탔다는데 많은 학생들이 못 나온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고했다. 상황실은 다시 “많은 학생들이 선박 내에 있다는 것이 정확한지?”라고 묻고, 123정은 “다 물 속에 잠겨 현재로서는 구조가 불가능하다. 구조하려면 122에서 와서 구조해야 할 것 같다”고 답한다.

현장 상황을 이렇게 보고 받았으면서도, 목포해경이 서해해경과 해경본청에 보낸 상황보고서(9시2분 1보, 9시42분 2보, 11시8분 3보, 12시28분 4보)에는 ‘세월호가 선수 일부만 남기고 바닷물에 잠겼으며 200~300명의 승선자가 갇혀 있을 수 있다’는 내용이 없다고 최민희 의원실은 전했다. 서해해경의 상황보고서(9시19분 1보, 11시32분 2보, 12시40분 3보)도 ‘선내에 사람이 갇혔다’는 언급 없이 2보에서 ‘선체 전복돼 선수선저 일부분만 보임’이라고 선박 상태만 언급했다고 했다. 해경본청이 청와대 위기관리센터와 사회안전비서관실, 총리실, 해수부, 안행부, 함참, 국정원, 해군, 소방방재청 등에 보고한 상황보고서(9시30분 1보, 10시23분 2보, 11시25분 3보, 12시15분 4보)도 비슷했다. 3보에서 ‘11시20분 현재 162명 구조 완료’ 등 구조자 숫자 앞세우기에 급급했다고 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안행부)의 10시40분 첫 브리핑, 11시30분 2차 브리핑에서는 배 안에 갇힌 사람들에 대해서는 전혀 거론되지 않았다. 중앙사고수습본부를 꾸린 해양수산부의 상황보고서도 비슷헸다. 재난주관 방송사인 KBS를 비롯해 각 언론사들은 ‘해경 관계자’ 등을 인용해 “구조가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최민희 의원은 “목포해경 서장, 서해해경 청장, 해경 본청 상황실 등 지휘부가 모두 TRS에 참여해 실시간 보고를 받았는데도 각 보고서들은 엉터리 내용과 늑장 보고로 채워졌다. 해경이 왜 현장 상황을 제대로 보고하지 않았는지, 각 언론에 현장과 정반대되는 내용을 알린 정부 관계자가 누구인지 밝혀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효실 기자 tran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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