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만7천명이 취업…절반 이상 ‘1년 이하 임시·일용직’
4만2천명 공부·벌이 병행…저임금·장시간 노동 시달려
72%가 고졸, 대졸은 25%뿐…“공적 지원제도 마련해야”
4만2천명 공부·벌이 병행…저임금·장시간 노동 시달려
72%가 고졸, 대졸은 25%뿐…“공적 지원제도 마련해야”
세대주와 상관없이 생계 등에서 그 가구를 실질적으로 ‘대표’하는 15~24살 청년가장이 46만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청년가구주’의 규모와 실태 통계가 나온 것은 처음이다.
17일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통계청의 지역별 고용조사 자료(지난해 상반기 기준)를 활용해 분석한 결과를 보면, 15~29살 청년가구주는 127만5000명으로 조사됐다. 같은 연령대 인구 954만6000명의 13.4%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청년실업 연령 기준인 15~24살로 좁혀 보면, 청년가구주는 46만4000여명으로 같은 연령대(620만6000명)의 7.4%에 달했다.
15~24살 청년가구주들은 절반 가까운 21만7000명(47%)이 취업해 경제활동을 하고 있었다. 이 연령대가 중·고등학교나 대학교 재학 시기와 겹치는 탓에 19.9%(4만2000명)는 재학 중에도 일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일과 공부의 병행이 어려워 휴학(1만3000명, 6.3%)을 하거나 중퇴(9000명, 4.2%)하는 비율도 높게 나타났다.
고용 형태도 불안정했다. 계약기간이 1년 미만인 임시직 비율이 36.8%(7만8000명)에 달했고, 14.7%(3만1000명)는 계약기간이 1개월에도 미치지 못하는 일용직이었다. 비교적 안정적인 1년 이상 고용계약을 한 이는 48.6%(10만2000명)였지만 ‘가구주’인 이들의 임금 수준과 노동시간은 일반 청년노동자들에 견줘 썩 좋지는 않았다. 20~24살 청년가구주 가운데 100만원 이하 저임금 비중은 30%(5만9000명)에 이르렀다. 101만~200만원을 받는 이들(59.8%, 11만7000명)까지 합하면 20~24살 청년가구주의 90%가 월 200만원 이하의 소득으로 한 가구를 책임지고 있는 셈이다. 노동시간도 ‘살인적 강도’를 보여줬는데, 주당 노동시간이 71시간을 넘는 15~24살 청년가장도 8000명이었다.
이 때문에 청년가장을 위한 정책적·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민수 청년유니온 위원장은 “20대 중반은 대부분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 준비를 하는 기간이다. 이 기간이 보장돼야 30대 이후 자기 생활이 안정된다”며 “이를 위해 청년가장들이 부양하는 부모세대를 청년가구주들이 보조하는 형태가 아니라 정부가 공적으로 지원하는 제도가 갖춰져야 한다”고 했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