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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앱으로 부르자 벤츠가…‘우버’차 말 많은 주행

등록 2014-06-19 19:51수정 2014-06-20 13:42

‘불법’ 논란 속 직접 타보니
스마트폰 앱으로 승객·차주 연결
형태는 콜택시, 요금은 모범 비슷
택시 무면허 개인이 사실상 영업

타격 우려한 택시업계 반발
서울시도 “무허가” 고발장 제출
유럽에 택시 3만대 파업 초래
몇 번의 스마트폰 터치만으로 하얀색 벤츠 이(E)클래스가 도착했다. 운전기사가 내려 직접 차문을 열어줬다. 차 안에는 시원한 물이 준비돼 있고, 다리가 편하도록 앞좌석은 한껏 당겨져 있었다. “더우시죠? 에어컨을 제일 시원하게 틀었으니 조금만 기다리세요.”

18일 오전 ‘불법 택시영업’ 논란에 휩싸인 ‘우버’를 직접 타봤다. 우버는 지난 11일 프랑스·독일·영국 등 유럽 전역에서 택시 3만대가 참여한 대규모 동맹파업을 불러온 ‘장본인’이다. 우버는 스마트폰 앱으로 승객과 승용차 소유자를 연결해주고, 우버 쪽은 중개 수수료를 챙기는 시스템이다. 2010년 미국에서 첫 서비스를 시작해 37개 나라 128개 도시에서 영업중인데, 한국(서울)에는 지난해 36번째로 진출했다.

메르세데스-벤츠 E220 CDI. 한겨레 자료 사진
메르세데스-벤츠 E220 CDI. 한겨레 자료 사진
스마트폰에 ‘우버(Uber) 앱’을 깔아 회원으로 가입하고 신용카드 정보를 입력하자 화면에 ‘나의 위치’가 나타났다. 탑승 요청을 누르자 ‘지금 모시러 갑니다’라는 글과 함께 기사의 사진과 연락처가 함께 떴다. 벤츠 이클래스가 도착하기까지는 10분이 걸렸다. 앞서 지하철 2호선 서울대입구역과 사당역 부근에서 신청했을 때는 ‘차량이 없다’는 안내가 떴다. 2호선 서초역에서 여의도까지 요금은 2만2000원이 나왔다. 일반 택시보다 비싸지만 모범택시에 견줘 그렇게 비싸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우버 기사는 “주로 강남이나 동부이촌동, 이태원에서 요청이 많다. 외국에서 살다온 한국인이나 외국인들이 많이 이용한다”고 했다. 오전 6시부터 오후 2시까지 일하는 이 기사는 하루에 5~7명을 태우는데, 낮보다 밤에 승객이 더 많다고 했다. 그는 우버 서비스 회사에서 월급제로 임금을 받는다. 외국 우버와는 영업 방식이 다른 셈이다. 서울에서는 현재 50여명의 우버 기사가 영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택시업계는 우버 서비스가 불법 영업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상 운송사업자가 아닌 자는 유상으로 여객운송을 할 수 없다. 택시업계는 우버가 승객 안전을 담보하지도 못하고, 택시기사들의 생존권을 위협하게 될 것이라고 한다. 이헌영 전국택시노조연맹 서울지역본부 노사대책부장은 19일 “택시기사는 택시운전 자격증과 택시회사라는 최소한의 안전장치가 있다. 또 사고가 나면 공제조합을 통해 보상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우버는 신분도 명확하지 않은 사람들이 운전을 하기 때문에 사고를 내고 달아나도 (보상받을) 방법이 없다”고 주장했다.

서울특별시개인택시운송조합 쪽도 “법인택시 3년 무사고를 달성해야 개인택시 운전 자격이 주어진다. 개인택시 면허증을 사려면 평균 6500만원 정도가 든다. 우버는 이런 자격 조건도 없이 차만 가지고 택시 유사 영업을 한다. 우버가 정착되면 당연히 택시 이용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했다.

우버 쪽은 정보통신기술(ICT)에 바탕을 둔 ‘공유경제’라는 논리를 펴고 있지만, 시민들이 가진 물건 등을 나눠쓰는 공유경제를 적극 추진해온 서울시도 “불법 영업”이라고 결론을 냈다. 서울시는 이미 지난해 9월 우버를 고발했다. 서울시 도시교통본부 쪽은 “획기적 서비스를 제공한다지만 정식으로 허가가 나지 않았고 운전기사도 검증이 안 됐다”고 했다. 서울시는 한편으로 고급택시 서비스를 원하는 수요에 부응하기 위한 시스템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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