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4주년 6.25 기념식’ 참석 뒤 귀가중 건널목에서 2명 숨져
한국전쟁 64주년을 맞은 25일 대구에서 도심을 질주하던 승용차가 건널목을 건너던 행인들을 덮쳐 한국전쟁 참전 유공자와 유족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경찰은 차량 급발진이나 결함 등의 가능성을 열어놓고 조사에 들어갔다.
25일 오전 11시50분께 대구 중구 국채보상로 중구청 앞 도로에서 박아무개(71)씨가 물던 그랜저 승용차가 신호를 어기고 건널목을 건너던 행인 3명을 덮쳤다. 이 사고로 한국전쟁 참전 유공자 정아무개(83·대구 수성구)씨와 다른 참전 유공자의 유족 최아무개(84·여·대구 중구)씨가 숨지고, 20대 여성이 중상을 입었다. 숨진 정씨와 최씨는 이날 오전 10시30분부터 한 시간 동안 대구 중구청에서 열린 ‘제64주년 6·25전쟁 기념식’에 참석한 뒤 집으로 돌아가던 길이었다.
앞서 박씨가 몰던 그랜저 승용차는 사고가 난 곳에서 200m 떨어진 동인육교 근처에서 잠시 정차를 했다가, 갑자기 굉음을 내며 도로를 질주하기 시작했다. 동인육교 근처에서 에스엠(SM)5 승용차를 뒤에서 들이받은 뒤 결국 건널목을 건너던 행인들까지 덮쳤다. 그랜저 승용차는 이어 맞은편 차로로 돌진해 구아무개(50·여)씨가 몰던 산타모 승용차를 정면에서 들이받고 나서야 멈춰섰다. 그랜저 승용차 운전자 박씨는 경찰에 “잠시 정차했다가 출발했는데 승용차가 통제가 안됐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운전자 박씨와 목격자 등을 상대로 차량 결함 여부 등 자세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대구/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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