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가 기승을 부리자 노인층과 만성질환자를 중심으로 열사병 등 온열질환이 나타나 주의가 요구된다.
질병관리본부는 전국 540개 의료기관이 참여하는 ‘폭염으로 인한 온열질환 감시체계’ 운영 결과 6월1일~이달 9일 사이에 모두 143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했다고 11일 밝혔다. 온열질환의 종류별로는 열탈진이 79명(55.2%)으로 가장 많았다. 열탈진에 빠지면 체온이 정상이거나 약간 오르며 땀을 많이 흘리고, 극심한 무력감이나 피로를 느끼며 근육경련이나 구토가 나타날 수 있다. 열탈진에 이어 피부 온도가 40도를 넘기고 심한 두통이나 의식장애가 나타나는 열사병이 40명으로 뒤를 이었고, 열경련(10명), 열실신(9명) 등의 순이었다. 열경련은 어깨나 팔, 다리 등의 근육에 경련이 나타나는 증상이며, 열실신은 일시적으로 의식을 잃거나 어지럼증에 시달리는 증상이다.
나이대별 환자 분포에서는 50대가 36명(25.2%)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65살 이상이 31명(21.7%), 40대 24명(16.8%) 순이었다. 성별로는 남성이 105명으로 73.4%를 차지해 여성보다 2.8배 수준이었다. 온열질환이 발생한 시간대는 주로 오후 1~5시로, 63명( 44.1%)이 이 시간대에 발생했다. 하지만 저녁 이후 시간대인 오후 7~12시에도 21명이, 새벽 시간대인 자정~아침 6시에도 8명이 생겨 저녁이나 한밤중에도 방심해서는 곤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발생 장소는 작업장, 논밭, 길가 등 실외에서 발생한 사례가 실내보다 4.9배 많았다.
질병관리본부는 온도가 가장 높은 한낮에는 특히 노인층이나 만성질환자는 장시간 야외활동이나 작업을 자제하라고 권고했다. 이 시간대에 어쩔 수 없이 외출해야 한다면 물을 챙겨서 수분 보충을 잘해달라고 당부했다. 모자나 양산을 챙겨 직사광선을 피하는 것이 좋다고 권고했다. 아울러 이 시간대에 과도한 음주는 탈수를 유발하고 체온조절 중추의 기능을 떨어뜨릴 수 있으므로 삼가야 한다.
김양중 기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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