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6특별법 제정 촉구 범국민대회가 열린 19일 저녁 서울광장에서 문화제를 마친 시민들이 광화문광장으로 이동해 노란색 종이에 희생자들을 애도하는 글귀를 쓴 뒤 종이배로 접어 놓고 있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시민 1만5천명 특별법 촉구대회
‘살고싶다’ 단원고생 영상 공개도
‘살고싶다’ 단원고생 영상 공개도
충분한 조사 기간과 수사권·기소권이 보장된 특별위원회 구성 등의 내용을 담은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618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는 19일 서울광장에서 ‘4·16특별법 제정 촉구 범국민대회’를 개최했다. 200여명의 세월호 참사 희생자·생존자 가족들을 비롯해 주최 쪽 추산 1만5000명(경찰 추산 5000명)이 참석했다.
유가족들은 결의문에서 “세월호 참사가 잊혀진다면 그것은 세월호 참사보다 더한 비극이 될 것이다. 제대로 된 특별법을 제정하는 것이 죽어간 이들과의 약속”이라고 밝혔다. 단원고가 있는 경기 안산에서 온 박재철(45)씨는 “우리 이웃의 문제라는 생각에 집회에 참석했다. 가족들의 의사가 반영된 특별법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집회에서는 희생자인 단원고 2학년6반 김동협(17)군의 동영상이 공개됐다. “지금 배에는 전기가 끊겼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해경이 거의 다 왔다고 하는데 진짜 살고 싶다. 아 무서워, 나는 꿈이 있는데…”라는 김군의 육성에 현장은 눈물바다가 됐다. 집회를 마친 유가족들은 시민들의 격려를 받으며 광화문광장에 있는 농성장으로 돌아갔다. 남은 시민들은 을지로입구를 거쳐 보신각까지 행진해 집회를 마무리했다. 이후 청와대 주변에서는 1인시위를 벌이려는 시민들과, 이를 막아선 경찰 사이의 승강이가 산발적으로 벌어지기도 했다.
전날 저녁 서울 종로구 수운회관에서는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와 희망제작소가 주관하고 한겨레사회정책연구소가 후원한 시민행동프로그램 ‘노란테이블’ 행사가 진행됐다. 세월호 참사의 원인과 재발 방지 방안 등을 자유롭게 논의하자는 취지로 열린 이날 행사에는 시민 300여명이 참석했다.
한편 사회동향연구소가 지난 17일 성인남녀 87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3%포인트)에서는 응답자의 58.0%가 “독립적인 수사권과 기소권을 가진 특별위원회 구성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사법체계를 훼손할 수 있으므로 수사권과 기소권을 줘서는 안 된다”는 응답은 35.5%였다. 김규남 최우리 기자 3string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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