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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세모’로 뜨고 오대양 사건때 위기…‘세월호’ 뒤 ‘은둔경영’ 실체 드러나

등록 2014-07-22 16:52수정 2014-07-22 22:18

22일 경찰이 지난달 12일 전남 순천시 서면 학구리 매실밭에서 발견된 변사체가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이라고 밝혔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지난 1992년 세모 사기사건 선고공판, 오대양사건 관련해 대전지검에서 조사, 사진작가 ‘아해’로 활동하는 유 전 회장 모습. 2014.7.22(서울=연합뉴스)
22일 경찰이 지난달 12일 전남 순천시 서면 학구리 매실밭에서 발견된 변사체가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이라고 밝혔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지난 1992년 세모 사기사건 선고공판, 오대양사건 관련해 대전지검에서 조사, 사진작가 ‘아해’로 활동하는 유 전 회장 모습. 2014.7.22(서울=연합뉴스)
유병언 누구인가

1981년 구원파 설립·사업 승승장구
사기혐의 4년 수감…김기춘과 악연
측근 내세워 50개계열사 ‘왕국’ 재건
검경에 쫓기다 결국 야산에서 변사체로 발견된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은 1941년 일본 교토에서 태어난 뒤 대구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했다. 훗날 장인이 되는 권신찬 목사와 함께 1962년 대구를 중심으로 종교 활동을 시작한 유씨는, 1981년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를 설립한다.

그보다 앞서 1976년 삼우트레이딩이라는 회사를 인수한 유씨는 1979년 ‘주식회사 세모’를 설립하고 건강식품과 유람선 사업 등에 진출한다. 이 시기 유씨는 ‘새마을운동’에도 동참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79년에는 기업경영개발연구원이 주최한 세미나에 강사로 참여해 ‘공장새마을운동’을 주제로 강연도 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동생인 전경환 전 새마을본부중앙회장과도 친분이 있었다. ‘한국기독교멸공회’라는 단체를 만들어 친정부 집회를 열기도 했던 유씨는, 1986년 9월 경쟁 업체를 따돌리고 한강유람선 운영권을 따냈다.

22일 경찰이 지난달 12일 전남 순천시 서면 학구리 매실밭에서 발견된 변사체가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이라고 밝혔다. 지난 1984년 유 전 회장이 세모 전신인 삼우 트레이딩 부천공장을 둘러보는 모습. 2014.7.22(서울=연합뉴스)
22일 경찰이 지난달 12일 전남 순천시 서면 학구리 매실밭에서 발견된 변사체가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이라고 밝혔다. 지난 1984년 유 전 회장이 세모 전신인 삼우 트레이딩 부천공장을 둘러보는 모습. 2014.7.22(서울=연합뉴스)
이렇게 승승장구하던 유씨는 1987년 ‘오대양 사건’으로 위기를 맞는다. 집단자살 사건이라는 극단적 행동의 배후에 유 전 회장이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당시 검찰은 직접 관련이 없다며 무혐의 결론을 냈지만, 1991년 재수사를 벌여 신도들의 돈을 가로챈 혐의로 유씨를 구속기소한다. 유씨는 징역 4년을 선고받고 한동안 교도소 생활을 했다. 당시 법무부 장관이던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과 ‘구원파’의 악연도 이때부터 시작된다.

수감 중이던 1991~94년, 유씨가 신도들에게 쓴 편지글을 모아 발간한 책 제목이 유씨의 주검과 함께 발견된 가방 안쪽에 새겨진 ‘꿈같은 사랑’이다. 주로 성경 구절로 돼 있는 이 책은 구원파 내부에서 설교집으로 사용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씨 수감과 함께 세모그룹의 경영도 나빠졌다. 세모그룹은 1997년 최종 부도 처리되며 ‘유병언 왕국’은 무너지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유씨는 2008년부터 다시 조용히 ‘왕국 재건’을 시작했다. 이즈음 세모는 750억원이 넘는 부채를 탕감받고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마쳤는데, 유씨는 친인척과 측근들이 포진한 계열사들을 통해 세모그룹의 경영권을 되찾는다. 유씨의 장남 유대균씨, 차남 유혁기씨가 최대 주주로 있는 ‘아이원아이홀딩스’는 세월호 운영사인 ㈜청해진해운을 비롯해 계열사 50여곳을 소유하고 있다.

그럼에도 유씨는 ‘은둔의 사업가’였다. 외부 시선을 철저하게 피했다. 대신 ‘사진작가 아해(AHAE)’란 가명으로 대외 활동을 했다. 미국 뉴욕, 프랑스 파리, 영국 런던 등에서도 사진 전시회를 열었다.

그러나 4월16일 세월호 침몰 참사 뒤 청해진해운의 실소유주로 지목되면서 수배자 신세로 전락했다. 6월12일 전남 순천의 매실밭에서 주검으로 발견된 유씨는, 그 뒤로 40여일을 ‘신원 미상’ 상태의 변사체로 전남 순천 장례식장 보관소에 누워 있었다. 7월22일 검경은 유씨의 사망을 공식 확인했다.

송호균 기자 ukno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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