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를 낸 사람의 가족에게 접근해 사건을 무마해주고 자동차 수리비를 할인해 주겠다며 수천만원을 뜯어낸 현직 경찰관이 사기 혐의로 긴급체포됐다. 전북 정읍경찰서는 24일 파출소 소속 김아무개(39) 경장을 사기 혐의로 긴급체포하고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조사 결과, 전북 정읍에 사는 ㄱ(51·여)씨는 지난 3월11일 집 근처에서 아들(22)이 교통사고를 냈다는 소식을 듣고 근처 파출소로 달려갔다. 아들은 렌터카를 타고 가던 중 튀어나온 동물을 피하려다가 차량이 전복되는 사고를 당했다. 현장에 출동한 김 경장 등은 사고 조사를 했고 보험처리로 종결했다.
그런데 다음날 김 경장이 ㄱ씨를 찾아오면서 문제가 시작됐다. 김 경장은 “경찰관들이 렌터카를 운전하다가 사고가 나면 수리비 50%를 할인해주는 제도가 있다”고 소개했다. 김 경장은 ㄱ씨에게 선수금 250만원을 요구했으며, 윗사람에게 인사를 해야 한다는 등의 명목으로 모두 35차례에 걸쳐 2500만원을 편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액수가 커지면서 ㄱ씨는 이 사실을 경찰에 알렸다.
정읍경찰서 한 관계자는 “피해자가 어수룩하다는 점을 노려 고의로 접근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말했다. 김 경장은 지난해 10월에도 지인들에게 상습적으로 돈을 빌리고 갚지 않아 정직 3개월의 징계를 받은 전력이 있다고 경찰은 전했다. 하지만 그는 올 2월 징계가 풀려 정읍경찰서에 온 지 두 달도 안돼 또다시 사기 행각을 벌였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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