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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소·돼지 ‘살처분 악몽’ 여전한데…구제역 3년여만에 재발

등록 2014-07-24 20:04수정 2014-07-24 21:06

구제역이 발생한 경북 의성군 비안면 돼지 농장 주변에서 24일 오전 방역당국이 차량 통행을 제한하고 긴급 방역 작업을 하고 있다. 의성/연합뉴스
구제역이 발생한 경북 의성군 비안면 돼지 농장 주변에서 24일 오전 방역당국이 차량 통행을 제한하고 긴급 방역 작업을 하고 있다. 의성/연합뉴스
경북 의성 구제역 발생 파장
정부 “전에 발생했던 유형
백신 있어 확산 우려 적다”
백신접종 안한 돼지서 발생 추정
‘청정국’ 지위 2개월만에 박탈

돼지고기 소비 가장 많을때 발생
농민들 “걱정돼 잠 못잘 정도”
전국 농가에 다시 구제역 발생 비상이 걸렸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23일 경북 의성군 비안면의 한 돼지농장에서 구제역 의심 증상을 보인 돼지에 대한 정밀검사 결과 양성 반응을 보여 24일 구제역으로 확진됐다”고 밝혔다. 2011년 4월21일 경북 영천에서 구제역이 발생한 지 3년3개월, 올해 5월24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82차 세계동물보건기구 총회에서 한국이 구제역 청정국 지위를 회복한 지 2개월 만이다.

농식품부는 경북 가축위생시험소와 농림축산검역본부에서 해당 농장으로부터 검사 시료를 채취해 정밀검사한 결과 24일 오전 O형(혈청형)의 구제역 항원이 검출됐다고 설명했다. 농식품부는 “이번에 발생한 O형은 우리나라에서 접종하고 있는 3가지 백신 유형(혈청형 O, A, 아시아1형) 안에 포함돼 있어 확산 가능성은 낮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발생 농장에 대한 역학조사 결과 백신을 접종하지 않았거나 누락된 돼지에게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것이다.

구제역 발생 일지 (※ 클릭시 확대됩니다.)
우리나라에선 2000년과 2002년에 이어 2010년 1월2일 경기도 포천에서 8년 만에 구제역이 다시 발생해 홍역을 치른 바 있다. 2011년 4월21일 영천에서 마지막으로 발생할 때까지 2년 사이 모두 170건이 발생해 6691농가가 보유한 총 353만5792마리 돼지·소·염소·사슴 등을 살처분·매장했다. 보상금 지급, 소독비 등에 투입된 재정 지원도 2조8695억원에 이르렀다.

이번 구제역 발생 농가는 6개 축사에서 돼지 1500여마리를 사육중이었다. 경북도와 의성군은 구제역 임상 증상을 보이는 3개 동에 사육되고 있는 600여마리를 살처분·매몰했다. 경북도 쪽은 “감염이 확인된 200마리와 감염 의심 증상을 보인 400마리만 살처분했다. 같은 농장 안에서 키우지만 아직 특별한 증세를 보이지 않는 나머지 돼지 900마리에 대해서는 검사를 거쳐 살처분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농장에서 반경 500m 안에는 사육중인 돼지가 없고, 3㎞ 안에는 19가구가 소 221마리와 돼지 830여마리 등 1000여마리를 키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웅 경북도 농축산국장은 “구제역 백신으로 철저한 방역을 하고 의심스러운 증상이 나타나면 곧바로 신고해 달라”고 농가에 당부했다.

농식품부는 이번 구제역 발생에 따라 ‘가축질병 위기관리 표준매뉴얼’ ‘구제역 긴급행동지침’(SOP) 등 관련 규정에 근거해 긴급방역조치 등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또 차관보를 실장으로 하는 구제역방역대책상황실을 긴급 설치해 확산 방지에 주력하고 있다.

이번에 구제역이 발생한 비안면 장춘리 농민들은 3년 전처럼 구제역이 확산되지 않을까 특히 우려하고 있다. 심점도(78·여)씨는 “돼지한테 전염된 구제역이 소한테도 번질까봐 걱정이 돼서 잠을 못 잘 정도”라고 말했고, 농민 김아무개(53)씨는 “방역당국이 소독을 철저히 해서 더이상 확산되지 않도록 해달라”고 호소했다.

더욱이 여름휴가철에 접어들어 돼지고기 소비가 가장 많을 때에 구제역이 발생해 양돈·축산 농가들의 시름도 깊어졌다. 의성축협은 “요즘 하루에 돼지 400~500마리를 도축한다. 휴가철이라 평소보다 도축 물량이 늘어났다. 구제역 여파로 도축이 중단되지 않을까 걱정스럽다”고 털어놨다.

김경무 선임기자, 의성/구대선 기자 kkm100@hani.co.kr


구제역

소, 돼지, 양, 염소, 사슴 등처럼 발굽이 둘로 갈라진 동물에서 발생하는 바이러스성 급성 가축전염병이다. 세계동물보건기구(OIE)는 주요 가축전염병으로 분류하고 있다. 사람에게 전염되는 인수공통전염병은 아니다. 병원체는 구제역 바이러스이나 섭씨 50도 이상의 온도에서 파괴되고 강산이나 강알칼리(pH 6이하 또는 9이상) 조건에서 쉽게 감염력을 잃어버린다. 잠복기는 보통 1~2주 정도다. 입술, 잇몸, 구강, 혀, 코, 유두 및 발굽 사이에 물집(수포)이 형성되는 게 주요 증상이다. 보행 불편, 식욕 저하로 심하게 앓거나 폐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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