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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이 와중에…검·경 어이없는 ‘유대균 검거 공적’ 다툼

등록 2014-07-27 17:32수정 2014-07-28 12:26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큰아들 유대균씨가 25일 저녁 경기도 용인시 오피스텔에서 검거돼 인천 문학동 인천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로 들어서고 있다. 인천/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큰아들 유대균씨가 25일 저녁 경기도 용인시 오피스텔에서 검거돼 인천 문학동 인천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로 들어서고 있다. 인천/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현장에서]

27일 오후 인천지검. 숨진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장남 유대균씨 수사 브리핑 현장에 인천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경찰관들이 배석했다. 인천지검에 특별수사팀이 구성된 뒤 처음일 뿐 아니라, 검찰과 경찰이 함께 브리핑을 한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싸우고 나서 억지로 악수하는 듯한 어색한 장면을 ‘연출’한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유병언씨의 사망이 ‘공식’ 확인된 직후인 25일 오후 4시, 강찬우 인천지검장 직무대행은 유대균씨가 자수하면 선처할 수 있다고 밝혔다. 불과 3시간여 뒤인 저녁 7시15분에 경찰은 ‘유대균 경찰 단독검거’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뿌렸다. 검찰의 도움은 없었다고 강조한 것이다.

경찰은 이날 유대균씨를 인천경찰청 광수대에서 먼저 조사하겠다고 언론에 알렸다. 경찰의 ‘단독 플레이’에 뿔이 난 것일까. 검찰은 곧바로 “유대균씨는 인천지검으로 호송될 예정”이라며, 기자들의 촬영을 위한 포토라인까지 설정했다. 결국 유씨는 인천경찰청 광수대에 12분간만 머문 뒤 1㎞ 떨어진 인천지검으로 압송됐다.

신경전은 계속됐다. 검찰은 “유씨 측근들 명단과 부동산 정보를 경찰에 제공했고, 실거주 여부와 전기·수도세 등을 집중 점검하라고 지휘했다”고 밝혔다. 경찰이 잡았지만 ‘검거 포인트’는 검찰이 알려줬다는 ‘생색’이다. 이번에는 경찰이 발끈했다. 검찰의 도움보다는 꾸준한 추적 노력의 결과라는 것이다.

21일 임정혁 대검 차장이 “유병언 총력 검거” 의지를 밝힌 직후에도, 경찰은 유씨 추정 변사체를 발견했다고 밝혀 검찰이 큰 망신을 당했다.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주요 국면마다 검경의 엇박자는 반복됐다.
송호균 기자
송호균 기자

이런 엇박자는 어처구니없는 실수로 이어졌다고 볼 수 있다. 경찰은 유씨 주검을 발견하고도 40일 동안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 검찰은 유씨를 벽 하나 사이를 두고 놓쳤다고 고백했다. 손을 잡고 머리를 맞대도 모자랄 판에 공을 앞세우거나 주도권을 쥐려는 행태는 허탈감만 안긴다. 아버지 유씨는 매실밭 주인의 변사자 신고로 사망이 확인되고, 오피스텔에 내내 숨어 있던 아들 유씨는 뒤늦게 전기·수도세 변화로 낌새를 챈 경찰에 붙잡혔다. 검경이 유씨 부자를 잡겠다며 석달간 투입한 인력은 연인원 170만명이 넘는다. 검거를 두고 서로 공을 다투거나, 검거 특진 대상자가 몇 명이나 될지 한가하게 따질 때가 아니다.

송호균 기자 ukno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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