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 유씨 행적 집중 추궁했지만
‘김엄마’ 5월25일 이후 모르는듯
검 “남은 조력자 양씨 자수 기대”
유대균·조력자 박씨 등 구속수감
‘김엄마’ 5월25일 이후 모르는듯
검 “남은 조력자 양씨 자수 기대”
유대균·조력자 박씨 등 구속수감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의 도피를 총지휘한 것으로 알려진 기독교복음침례회 신도 ‘김엄마’(59)가 28일 검찰에 자수했다. 측근들의 잇단 검거와 자수가 사인 등의 의혹이 해소되지 않고 있는 유씨의 ‘최후 행적’을 밝혀줄지 주목된다.
유씨 측근들이 ‘김엄마’로 부르는 김아무개씨는 이날 새벽 6시께 인천지검 당직실로 전화해 자수 의사를 밝힌 뒤 8시30분께 인천지검에 나타났다. 유씨의 운전기사 노릇을 했던 양회정(56·수배중)씨의 부인 유아무개(52)씨도 함께 자수했다. 김씨는 “불구속 수사 등 선처해준다는 언론 보도를 보고 자수를 결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김씨의 자수로 유씨의 도피 행적의 ‘퍼즐’ 일부가 어느 정도는 맞춰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씨는 앞서 유씨 도피를 총지휘한 이아무개(49·구속 기소) 헤마토센트릭라이프재단 이사장이 구속된 뒤 유씨의 도피 과정 전반을 지휘해온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검찰은 김씨가 운전기사 양씨 부부에게 도피처를 마련하라고 지시하고, 경기 안성의 금수원 안에서 도피자금을 모금하거나, 이삿짐으로 위장한 트럭을 전남 해남으로 내려보내는 등 검경을 상대로 한 교란작전도 주도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검찰이 전남 순천의 ‘숲속의 추억’ 별장을 급습한 5월25일 이후 유씨의 행적에 대해서는 김씨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검찰 관계자는 “김씨가 유씨의 사망 사실은 뉴스를 보고 알았다고 진술하고 있고, 사망 경과나 원인에 대해서도 의미있는 진술을 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도피 작전 총책이 자수했지만, 5월25일부터 주검으로 발견된 6월12일 사이 유씨의 행적은 여전히 빈칸으로 남아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검찰은 김씨와 운전기사 양씨의 부인을 상대로 양씨의 소재를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양씨는 유씨가 숨어 있던 순천 ‘숲속의 추억’에서 500m 떨어진 연수원에 은신하다 5월25일 새벽 혼자 승용차를 끌고 전북 전주로 도주했다. 유씨를 검찰의 급습 직전까지 수행했을 뿐 아니라, 아직까지 검거되지 않은 유일한 도피 조력자다.
그러나 김씨 등은 양씨의 소재를 모른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김씨는 5월27일 또는 28일 (양씨 부인) 유씨와 함께 금수원을 나선 뒤 (양씨와) 연락이 끊겼다고 진술하고 있다”며 “검찰이 선처를 약속한 상황이므로 양씨도 자수해 오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양씨가 이들한테 털어놓은 유씨의 행적에 대해서도 조사했다. 양씨는 5월25일 오전 전주에서 만난 처형과 처제한테 “유 회장님을 숲속에 혼자 두고 왔다. 같이 도우러 가자”고 제안했으나 거절당하자 안성 금수원으로 돌아갔고, 현재 종적이 묘연한 상태다. 그가 당시 금수원에서 도피 작전을 지휘한 김씨와 아내 유씨에게 유씨의 마지막 행적을 구체적으로 털어놓았을 가능성이 있다.
한편 인천지법은 이날 유씨의 큰아들 유대균(44)씨와 도피 조력자 박아무개(34·여)씨, 하아무개(35·여)씨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유대균씨는 99억여원의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도피 생활을 하다 25일 경기도 용인 오피스텔에서 검거됐다. 노현웅 기자, 인천/박경만 기자 golok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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