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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사진과 오늘] 말하는 벽화 - 7월31일(목)

등록 2014-07-30 19:00수정 2014-08-04 15:06

사진 에이피
사진 에이피
철거 현장일까요. 쩍쩍 금 간 벽에 하나, 둘, 셋 .... 넷, 커다란 구멍이 뚫렸습니다. 세 명의 아이들이 앞서고 그 뒤를 따르는 어른 둘. 검은 셔츠를 입은 남자와 견주어볼 때 그림 속 인물은 거의 실물크기인 듯. 모두 반소매 차림인 일행은 손에 무언가 든 채 말없이 목적지를 향해 걷고 있습니다. 벽화가 그려진 뒤에 큰 일이 생겼나 봅니다. 머리카락 색과 키 높이가 조금씩 다른 세 아이 얼굴과 목 부분을 굵은 선이 지나갑니다. 아이들을 가로지른 선이 가 닿은 곳은 가슴이 뻥 뚫어진 여성, 그림이지만 보기에는 언짢습니다. 아이들 머리 위로 번개처럼 갈라져 내려오는 틈새도 마음을 불안하게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그림 속 인물도 셔츠 차림의 남자 표정도 많이 어두워 보입니다. 이 벽은 왜 이리 된 걸까요.

가자 지구 북쪽에 있는, 유엔이 운영하는 아부 후세인 학교입니다. 7월8일부터 이스라엘 군의 무차별 포격이 시작된 뒤 이제는 안전한 곳을 찾아 나선 팔레스타인 주민의 피난처로 쓰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스라엘의 공격목표는 학교, 놀이터, 병원을 가리지 않습니다. 지금 교실 안에서는 30일 이스라엘 군 탱크의 포격으로 숨진 희생자의 찢겨진 시신을 수습하고 있습니다. 3주째 계속되는 이스라엘의 학살전쟁으로 1200명 가까운 팔레스타인 사람이 살해당했습니다. 사망자의 80%가 민간인이고 어린이 비율도 30%에 이른다고 합니다. 무고한 어린 생명의 희생과 가슴이 찢어지는 팔레스타인 어머니가 처한 현실을 포격당한 벽화가 말하고 있습니다.

장철규 기획위원 chang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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