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철도공사의 피나는 노력은 어디에?

등록 2014-08-01 20:21

[현장에서]
 한국철도공사(철공)는 지난 31일 기존의 평일 할인, 역방향 할인, 출입문 주변 할인 등 할인 제도를 대부분 폐지하는 내용의 ‘요금 할인 제도 개편안’을 발표하려 했다. 그런데 주무 부처인 국토교통부의 철도국에서 30일 오후 잇따른 철도 사고, 추진 절차 등을 이유로 신중한 검토를 요구하자 발표를 보류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이 내용은 31일치 <동아일보>에 마치 확정적인 사실처럼 세부 사항까지 모두 보도됐다.

 이 보도가 나간 뒤 오히려 역풍이 불어 부정적인 여론과 국토부의 반대가 강해졌다. 결국 철공은 31일 오후 할인 제도 폐지가 “관계 기관과 협의가 되지 않은 사항으로 제도 개편의 내용과 시기가 확정된 바 없다”는 궁색한 해명 자료를 내놓고 일단 물러났다.

 철공이 이렇게 졸속으로 할인 폐지를 추진한 이유는 분명해 보인다. 철공은 2010년 이후 매년 300~4000억원의 영업 적자를 내고 있고, 용산역 개발의 실패로 2012~2013년 8조원가량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부채는 2013년 17조원을 넘어섰다. 이 적자나 손실, 부채를 메우기 위해 실질적인 요금 인상을 시도한 것이다. 더욱이 박근혜 정부의 부채 감축 압박에 따라 철공은 2017년까지 부채를 13조원으로 줄이겠다고 보고한 상황이다.

 그런데 철공이 적자와 손실, 부채를 할인 폐지로 해결하려는 것은 여러 모로 합리적이지 못하다. 예를 들어 평일 할인이나 역방향 할인, 출입문 주변 할인은 소비자가 어떤 불이익을 감수하면서 얻는 이익인데, 할인 폐지는 이런 불이익을 나 몰라라 하는 것이다. 또 영업 적자는 주로 케이티엑스 외의 부문에서 나는데, 그것을 주로 케이티엑스 이용자의 추가 요금으로 메우려 한다는 점이다. 더욱이 요금 인상을 하려면 국토부나 기획재정부와 충분한 논의가 필요한데, 이를 피하기 위해 할인 폐지라는 꼼수를 쓴 것이다.

 이번 일과 관련해 철공의 홍보실 관계자는 “적자를 줄이고 부채를 갚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런 대폭의 적자와 손실, 부채를 만든 철공 대표이사들은 2009년 이후에도 매년 8천만원~1억1천만원의 성과급을 받아갔고, 직원들의 임금과 복리후생비도 매년 올랐다. 심지어 지난 2월 기재부가 철공 등 5개 공기업의 부채 감축 계획을 반려하면서 “요금 인상으로 부채를 줄이려 하지 말고 인건비 비중을 낮추라”고 요구할 정도였다. 할인 제도 폐지 외에 철공의 피나는 노력은 과연 어디서 이뤄지는지 궁금하다.

세종/김규원 기자 ch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