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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윤 일병 사망사건…역대 육참총장 소환 주장 왜?

등록 2014-08-04 16:49수정 2014-08-04 20:46

김종대 <디펜스21 플러스> 편집장 페이스북.
김종대 <디펜스21 플러스> 편집장 페이스북.
김종대 <디펜스21> 편집장, “지옥의 묵시록에나 나올 사건”
10년 전 병영 개혁 주장에 남재준 당시 육참총장 ‘쪽지’ 묵살
김종대 <디펜스21 플러스> 편집장이 28사단 ‘윤 일병 집단 구타 사망 사건’과 관련해 “병영 내 폭력으로 악명을 떨쳤던 러시아 군도 지금 변하고 있고, 군대 내 의문사로 떠들썩했던 대만 군도 완전히 다른 군대로 변화중”이라며 “왜 우리만 안 됩니까? 육군 총장, 용퇴하셔야 한다. 그리고 역대 총장들 다 소환해서 조사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편집장은 4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역대 육군 총장들에게 책임을 묻자’는 글에서 “지옥의 묵시록에서나 나올 법한 병영의 어두운 면이 드러나는 지금, 이제 한국군은 변해야 한다”며 이 같이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2004년 육군본부에서 육군 참모총장이 주재한 주요 지휘관 회의에서 벌어진 일을 전했다. 당시 7군단장을 역임하고 있던 김병관 중장이 “전방에 30만의 병력을 배치하고 있는 육군은 오지에서 열악한 근무 여건으로 장병들에게 너무 많은 짐을 지우고 있다. 이런 전방의 병력 배치로는 전쟁이 나면 제1전투지역(훼바 알파) 방어에 병력의 40%가 손실된다. 무기체계가 현대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렇게 많은 장병들에게 피를 흘리며 지키라는 건 불합리하다. 이제는 무기체계가 발전하였기 때문에 병력을 뒤로 빼서 죽지 않고 살아서 싸우게 하면 더 효과적이다. 더군다나 이제 병사들은 1가구 1자녀 시대의 자식들이다. 1만 명이 죽으면 5만 명의 가족의 대가 끊긴다”는 등 병력 운용 체계를 개편하자는 주장을 했다. 다양한 과학 기술이 동원되고 있는 현대전에서 전방에 수많은 병력을 배치해 이들을 방패막이 삼는 전근대적 현실을 개혁하자는 말이었다.

하지만 당시 육군 참모총장이었던 남재준 전 국정원장이 발언중인 김 중장에게 쪽지를 보냈다. 쪽지 내용은 “쓸데없는 소리 말고 당신 일이나 잘하라”는 내용이었다.

김 편집장은 이 에피소드를 전하며 “그렇게 변화할 줄 모르는 육군이 지금 위기에 처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저도 오래전부터 경고했다. 변화하지 않으면 변화를 당할 것이라고. 지금 그럴 때가 됐다”고 썼다.

김 편집장은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글을 쓴 배경에 대해 “남재준만 문제라는 얘기를 하려고 한 게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윤 일병 사망 사건과 관련해 병영 문화를 얘기하는데, 사실 문화 이전에 조직이 있고, 구조가 있고 거기에 따라서 문화도 영향을 받는다”며 “병력집약형 구조로 병력을 전방에 편성해 둔 구조 자체가 전근대성의 표본이며 이 구조를 바꾸면 문화의 문제도 어느 정도 해소가 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진명선 기자 torani@hani.co.kr

김종대 편집장 페이스북 글 전문

 

역대 육군 총장들에게 책임을 묻자

2004년 육군본부에서 육군 총장이 주재한 주요 지휘관 회의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7군단장을 역임하고 있던 김병관 중장이 아주 용감한(?) 발언을 했습니다. 그 주된 내용은 이렇습니다.

“전방에 30만의 병력을 배치하고 있는 육군은 오지에서 열악한 근무 여건으로 장병들에게 너무 많은 짐을 지우고 있다. 이런 전방의 병력 배치로는 전쟁이 나면 제1전투지역(훼바 알파) 방어에 병력의 40%가 손실된다. 무기체계가 현대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렇게 많은 장병들에게 피를 흘리며 지키라는 건 불합리하다. 이제는 무기체계가 발전하였기 때문에 병력을 뒤로 빼서 죽지 않고 살아서 싸우게 하면 더 효과적이다. 더군다나 이제 병사들은 1가구 1자녀 시대의 자식들이다. 1만 명이 죽으면 5만 명의 가족의 대가 끊긴다.....”

말이 계속되는 동안 총장이 무언가를 열심히 받아 적더라는 겁니다. 그래서 김병관 중장은 자신의 말이 통하는 것으로 생각했는데, 총장의 쪽지를 비서실장이 가져다주었습니다. 여기는 이렇게 적혀 있었습니다.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당신 일이나 잘 해.”

쪽지를 쓴 총장은 다름 아닌 남재준 총장이었습니다. 전방에서 병력 숫자 유지에 민감한 육군이 이런 이단적 발언을 용납할 리가 없었죠. 사실 김병관 장군은 육사 출신 군 장군 중에서 오직 싸우는 방법만 고민했던 몇 안 되는 장군 중 하나입니다. 우리 대장들은 대부분 조직 논리를 추종하는 행정가들이지 전략가들은 아닙니다. 그렇게 변화할 줄 모르는 육군이 지금 위기에 처했습니다. 저도 오래전부터 경고했습니다. “변화하지 않으면 변화를 당할 것”이라고요. 지금 그럴 때가 되었습니다.

지옥의 묵시록에서나 나올법한 병영의 어두운 면이 드러나는 지금, 이제 한국군은 변해야 합니다. 병영 내 폭력으로 악명을 떨쳤던 러시아 군도 지금 변하고 있고, 군대 내 의문사로 떠들썩했던 대만 군도 완전히 다른 군대로 변화 중입니다. 왜 우리만 안 됩니까? 육군 총장, 용퇴하셔야 합니다. 그리고 역대 총장들 다 소환해서 조사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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