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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살인예고 전화 무시한 경찰, 결국…

등록 2014-08-04 22:23

경찰이 ‘살인 예고’ 전화 신고를 몇 차례 접수하고도 출동지령을 내리지 않아 살인미수 사건을 방조했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전북경찰청은 4일 “지난 3일 전북 군산에서 귀가하던 여대생이 만취한 40대 조선족 남성이 휘두른 흉기에 찔리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군산경찰서는 흉기를 휘두른 중국동포 심아무개(40·노동)씨를 살인미수 혐의로 이날 구속했다. 전북경찰청은 지난 3일 112종합상황실 근무자 4명을 상대로 감찰 조사에 착수했다.

심씨는 지난 3일 오후 5시35분께 전북 군산시 경암동의 한 시내버스 정류장 근처에서 귀가하던 대학생 오아무개(18)씨를 뒤따라 가 오른쪽 허벅지를 한차례 찌르고 달아났다.

심씨의 ‘묻지마 범행’을 막을 기회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심씨는 범행 전 전북지방경찰청 112종합상황실에 네차례 전화를 걸어 범행을 예고했고 범행 뒤 두 차례나 범행사실을 알려왔다. 전북경찰청 112상황실은 4차례나 같은 사람한테서 살인 예고 전화를 받았지만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현장에 출동하지 않았다. 경찰은 피해자 오씨와 목격자의 신고가 있고서야 현장에 출동했다.

심씨는 지난 3일 오후 4시29분19초에 처음 휴대전화로 “경찰서에요? 여보쇼”라며 전화를 끊었다. 곧바로 4시29분51초에 다시 전화를 걸어 “여보쇼. 사람 죽여도 일있냐(괜찮냐)”라고 말했다. 또다시 6분 뒤인 4시36분18초에는 욕설과 함께 “신고를 하면 내가 살 수 있겠냐고”라며 횡설수설했다. 이후 6분여가 지난 오후 4시42분55초에 “내가 사람을 죽이고 신고하는 것”이라고 했다. 경찰은 심씨가 횡설수설하자 장난전화로 여기고 “한 번만 더 하면 처벌받아요”라며 전화를 끊었다.

마지막 범행 예고 전화 후 50여분이 지난 오후 5시35분께 심씨는 흉기를 들고 무작정 밖으로 뛰쳐나가 여대생 오씨를 뒤쫓아가 흉기를 휘둘렀다. 피해자 오씨는 생명에는 지장이 없지만 큰 부상을 당해 병원에서 수술을 받았다.

범행 뒤 심씨는 두 차례나 더 112상황실에 “사람을 죽였다”며 신고했지만 경찰은 심씨의 위치조차 파악하지 못했다.

심씨는 한 택시기사와 싸운 일로 인해 이날 오후 7시께 경찰에 자수했다. 하지만 현장 주변의 폐회로텔레비전(CCTV)에 찍힌 심씨의 인상착의를 수상히 여긴 수사관에 의해 범행사실이 드러났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일반 주취자의 전화 형태와 비슷해 출동 명령을 내리지 않았다. 당시 정황상 정확하게 판단하기는 어려웠다. 위치추적을 안 한 것은 규정상 신고자가 동의해야 하는데 동의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심씨는 경찰에서 “술에 취해 기억이 안 난다. 내가 무슨 일을 했는지 모르겠다”며 범행을 부인하고 있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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