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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윤일병이 과실로 죽었다니…실수를 한달 넘게 할 수 있나”

등록 2014-08-05 20:22수정 2014-08-07 15:20

육군 28사단 윤 일병 폭행사망사건 재판이 열린 5일 오전 경기 양주시 28사단 군사법원 정문에 군인권센터 법정감시 시민버스를 타고 온 시민들이 매달아 놓은 윤 일병 추모와 군인권 개선을 촉구하는 보라색 쪽지와 풍선이 붙어 있다. 양주/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육군 28사단 윤 일병 폭행사망사건 재판이 열린 5일 오전 경기 양주시 28사단 군사법원 정문에 군인권센터 법정감시 시민버스를 타고 온 시민들이 매달아 놓은 윤 일병 추모와 군인권 개선을 촉구하는 보라색 쪽지와 풍선이 붙어 있다. 양주/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28사단 군사법원서 열린 4차 공판

시민감시단, 공판 참관 뒤 울분
재판 이관 결정뒤 20분만에 끝나
군검찰은 강제추행혐의만 추가
“괴롭힘을 당해도 어디에 얘기할 데가 있어야 하는데…. 한 달 넘게 하소연할 곳 하나 없이 그렇게 버티다가 죽어갔다는 게 너무너무 화가 나요.”

5일 오전 경기 양주시 은현면 육군 28사단 보통군사법원 앞. 선임병들의 구타와 가혹행위로 숨진 윤아무개(21) 일병 사건 4차 공판을 참관하고 나온 김아무개(56)씨가 울먹이며 말했다. 김씨는 인권단체인 군인권센터의 시민 법정감시단 모집에 참여해 이날 법원을 찾았다. “살인죄를 적용할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네요. 윤 일병이 중대과실로 죽었다고 하는데 과실은 실수를 말하는 것 아닌가요? 실수를 어떻게 한달 넘게 지속할 수 있나요?” 80여명의 법정감시단이 들어간 200㎡ 정도의 법정은 비좁았다. 좁은 방청석과 복도에 늘어선 이들은 분노를 삭이지 못하고 있었다.

전날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김흥석 육군 법무실장은 “가해자들에게 살인죄 적용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날 군검찰은 소염제인 안티프라민을 윤 일병의 성기에 바르게 한 행위 등을 들어 폭력을 주도한 이아무개(26) 병장에게 강제추행 혐의만을 추가했다. 살인죄 적용 여부는 국방부 검찰단이 재수사를 통해 조만간 결론을 내기로 했다. 이날 공판은 사건의 중요성과 여론의 관심을 의식한 군이 재판을 28사단에서 상급 부대인 3군사령부 소재 군사법원으로 넘기기로 한 뒤 20여분 만에 끝났다.

4명의 변호인과 함께 피고인석에 앉아있던 이 병장 등 가해자 6명은 방청객들과 다른 출구를 통해 법정을 빠져나갔다. 피의자들과 방청객들 사이에 헌병들이 줄지어 앉아 돌발상황에 대비했지만 별다른 소란은 일어나지 않았다. 앞서 3차례 공판 때 법정에 나왔던 윤 일병 가족들은 이날 보이지 않았다.

육군 28사단 윤 일병 사망 사건 관련 재판이 열린 5일 오전 경기 양주시 은현면 28사단 군사법원에서 군인들이 피의자를 태운 호송버스가 지나가는 동안 줄을 서 일반인들이 접근을 막고 있다. 양주/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육군 28사단 윤 일병 사망 사건 관련 재판이 열린 5일 오전 경기 양주시 은현면 28사단 군사법원에서 군인들이 피의자를 태운 호송버스가 지나가는 동안 줄을 서 일반인들이 접근을 막고 있다. 양주/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동생이 입대를 계속 미루고 있다는 김율(27)씨는 “제일 뒤에 앉은 가해병사가 동생과 외모가 닮았더라. 동생과 비슷한 나이일 텐데 안쓰러웠다. 잘못은 했지만 그 나이에 뭘 알까 싶었다. 문화가 바뀌는 게 쉽지 않다는 걸 느꼈다”고 했다. 사촌동생이 공군에서 복무 중이라는 김민경(26)씨는 “연례행사처럼 반복되는 문제인데도 반짝 관심을 받다 사그라진다. 시민들이 참여해 실질적 변화를 만들어내야 한다”고 했다.

시민 법정감시단은 재판이 끝난 뒤 군사법원이 있는 부대 정문에 군폭력이 뿌리 뽑히기를 기원하는 풍선과 메시지를 적은 쪽지를 붙였다. 양주/박기용 기자 xeno@hani.co.kr

인권운동가 박래군 “MB 정부 때부터 군내 폭력·사망 사건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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