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6·7·8 쓰인 여행용 5개에
돈·개인용품 등 들어 있어
검찰, 유병언씨 도피용 가방 추정
경기용 권총 1자루·가스총 2자루
나머지 2자루 실제 권총 미확인
돈·개인용품 등 들어 있어
검찰, 유병언씨 도피용 가방 추정
경기용 권총 1자루·가스총 2자루
나머지 2자루 실제 권총 미확인
검찰이 숨진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도피를 도운 혐의를 받고 있는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 신도 김아무개(59·일명 ‘김엄마’)씨의 친척 집에서 권총 다섯 자루와 15억원의 현금뭉치 등이 들어 있는 가방 다섯 개를 발견했다. 권총 다섯 자루 중 한 자루는 선수용 공기권총, 두 자루는 가스총이며 나머지 두 자루는 실제 권총인지 모조 권총인지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이헌상 2차장검사)은 지난 9일 경기도 소재 김씨의 한 친척 집을 수색하던 중 여행용 가방 다섯 개를 발견했으며, 이들 가방에는 권총 다섯 자루와 15억원의 현금뭉치 등이 담겨 있었다고 11일 밝혔다.
가방에는 2·3·6·7·8번이라고 적힌 띠지가 붙어 있었으며, 2번 가방에는 현금 10억원, 6번 가방에는 현금 5억원이 들어 있었다. 가방에서는 권총 다섯 자루도 발견됐다. 3번과 8번 가방에는 사진기 등 유씨 것으로 보이는 개인 용품이 들어 있었다. 이들 가방에서는 총알로 추정되는 둥그런 탄환과 납덩어리 수십 개도 발견됐다.
검찰은 가방들에 전남 순천 송치재 별장에서 발견된 여행용 가방과 같은 번호 띠지가 붙어 있던 점으로 미뤄, 유씨가 도피하기 위해 준비했던 것으로 보고 수사중이다. 앞서 검찰은 지난 6월27일 송치재 별장 재수색 당시 통나무 벽 안 은신처에서 4번, 5번이라고 적힌 여행용 가방 두 개를 발견했다. 가방 안에는 8억3000만원, 미화 16만달러(한화 약 1억6000만원)가 들어 있었다. 지금까지 확인된 유 전 회장의 도피자금은 현금만 약 25억원이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현재 1번 띠지의 가방 소재를 찾고 있다. 모두 몇 번 띠지의 가방이 있었는지는 파악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검찰은 4월 말에서 5월 초 사이 유 전 회장이 도주하면서 이들 가방을 김씨에게 맡긴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로부터 권총 제원확인을 요청받은 경찰은 권총 다섯 자루 중 한 자루는 사격 선수들이 사용하는 4.5㎜ 공기권총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한 자루는 선수용 공기권총이고 두 자루는 가스총, 나머지 두 자루는 상당히 낡은 권총인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공기권총과 가스총을 제외한 두 자루의 권총은 실제 총기인지 모조품인지가 확인되지 않았다.
검찰은 지난 4일 마지막으로 검찰 조사를 받은 김씨를 다시 불러 권총 입수 경위와 가방의 전달 과정 등에 대해 조사할 방침이다.
인천/김영환 기자, 송호균 기자 yw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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