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회식 때 ‘사장 옆자리’만 앉는 당신은 누구?

등록 2014-08-12 12:22수정 2014-08-12 13:53

비교성향이 강한 사람일수록 회식 자리에서 ‘사장 옆자리’에 앉는 경향이 강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 박미향 기자
비교성향이 강한 사람일수록 회식 자리에서 ‘사장 옆자리’에 앉는 경향이 강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 박미향 기자
KDI ‘비교성향과 행복’ 보고서, 3000명 행동경제학적 분석
강남 엄마 교육열도 비교성향 탓…행복감은 외려 반비례
“당신은 회식 자리에서 누구 옆에 주로 앉나요. 사장 옆? 수습 사원 옆? 친한 동료 옆?”

김희삼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13일 <비교성향과 행복(Status Race and Happiness)>이란 제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전국 성인 남녀 3000명을 대상으로 특정한 질문을 던지고 그에 따른 행태를 분석하는 행동경제학의 방식을 따와 작성됐다. 국내에선 개인별 성향에 따른 행태를 이같은 방식으로 연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단 한국인은 다른 나라 사람에 견줘 비교성향이 높았다. 특히 남성보다 여성이, 중장년층보다 젊은 층이, 자녀가 없는 사람보다 있는 사람이, 소득이 적은 사람보다 많은 사람이 비교성향이 강했다. 지역별로는 서울 강남3구에 거주하는 사람의 비교성향이 가장 강했다.

보고서는 “강남 고소득층 젊은 엄마들이 주도하는 열띤 자녀교육 경쟁이 비교성향과 맥을 같이 하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평가했다.

비교성향이 강할수록 목표지상주의적·이기주의적 성향을 보였다.

경제적 성과와 소비성향 높아

가령 전체 회식자리에 앉을 자리 선택과 관련해 비교성향이 높은 사람은 자신의 존재를 알릴 수 있는 ‘사장 옆자리’를 주로 선택했고, 승진 기회를 얻기 위해 동료의 불편을 예상하면서도 ‘외국어 학원 등록’을 선택했다. 또 경제적 성과와 소비성향이 높았다.

보고서는 “소득창출 잠재력이 비슷한 사람 간 분석에서 비교성향이 강할수록 경제적으로 더 잘 나갔다”라며 “(비교성향 순으로)5분위 평가에서 1분위가 올라갈 때마다 취업자의 월평균 소득이 28.9% 높아졌다”고 말했다.

높은 비교성향은 정신건강과 행복감, 삶의 만족도에는 부정적 결과를 낳았다. 비교성향이 강할수록 물질적으로는 우위에 있을 가능성이 있지만 그에 따른 대가도 치러야 한다는 의미다.

지역별로는 서울 강남3구 거주자들의 비교성향이 가장 높았다. 강남 지역 ‘국제중·특목고 입시설명회’에서 학부모들이 전문가의 설명을 듣고 있다. 김정효 기자
지역별로는 서울 강남3구 거주자들의 비교성향이 가장 높았다. 강남 지역 ‘국제중·특목고 입시설명회’에서 학부모들이 전문가의 설명을 듣고 있다. 김정효 기자
보고서는 “비교성향이 강할수록 입원 경험과 음주 비율이 높고, 불안감, 스트레스, 우울증, 불면증, 고독감 등이 현저하게 컸다”고 밝혔다. 불행한 이유도 비교 성향이 강한 사람들은 신분 상승 제약, 경기침체, 물질적 만족감 저하 등 ‘상대적 박탈감’에서 찾았다.

비교성향이 강한 사람들은 대체로 경제력은 높지만 이타적 행동에는 소극적인 편인데, 기부와 같은 선행은 남들이 알아챌수록 많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알 경우’엔 비교성향이 강한 사람도 적극적인 기부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오른손 하는 일 왼손이 알게 해야

보고서는 “비교성향을 이용해 공익 기여도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정책 입안자들이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예컨대 에어컨 대신 선풍기를 켜달라는 캠페인이 성공하기 위해선 지구환경 보존 등 시민의식에 호소할 게 아니라 이웃과 비교될 수 있는 전기료 절감 정보를 제공하는 방식이 더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교육 전문가이기도 한 김희삼 연구위원은 “한국인의 높은 비교성향은 대체로 어릴 때 서열화된 교육 환경 영향이 큰 것으로 판단된다”며 “정부가 조기 개입을 통해 학습격차의 누적과 심화를 예방하는 정책을 더 적극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세종/김경락 기자 sp96@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