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해고 강사’ 1년 만에 억울함 풀었다

등록 2014-08-13 20:36수정 2014-08-14 09:12

류승완(46) 전 성균관대 동양철학과 강사.
류승완(46) 전 성균관대 동양철학과 강사.
대학·삼성 비판 이유로 임용계약 해지
성균관대 류승완씨 복직 판결받아
법원 “왜곡 아냐…명예훼손 안돼”
류씨 “동료 외면 견디기 어려웠다”
대학의 학사 정책과 삼성 등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학교에서 해고됐던 류승완(46) 전 성균관대 동양철학과 강사가 복직 소송에서 승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42부(재판장 마용주)는 류씨가 학교를 상대로 낸 해고 무효 소송에서 “해고는 무효이며 류씨에게 복직할 때까지 매달 15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고 13일 밝혔다. 지난해 9월 류씨가 ‘품위 유지’ 및 ‘신의성실 원칙 준수’ 위반을 이유로 학교로부터 임용계약 해지를 당한 지 1년 남짓 만이다.

류씨는 2011년 가을학기에 맡기로 돼 있던 ‘동양사상입문’ 강의 배정이 갑자기 취소된 데 반발해 2년 가까이 1인시위를 벌였다. 그 뒤 류씨는 지난해 7월 성대 동양철학·문화연구소 연구원으로 임용되면서 시위를 그만뒀지만, 성대 쪽은 류씨가 <한겨레>와 한 인터뷰(<인터넷 한겨레> 2013년 9월1일치 참조)에서 “성균관대 쪽과 협상 끝에 연구원 자리를 제의받고 최근 시위를 풀었다”고 한 것이 과장·왜곡됐다며 그를 해고했다. 성대는 “계약 주체가 연구소여서 기사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임용 담당자가 누구인지에 관계없이 법률상 사용자는 성대이기 때문에 과장·왜곡이 아니다”라고 판단했다.

또 성대는 류씨가 <미디어오늘>과 한 인터뷰에서 “삼성과 이건희 회장이 한국 사회의 불합리한 금기로 작용하고 있다”고 비판해 연구원의 역할·책무와는 무관한 특정 기업 및 기업인에 대한 비판을 해 대학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주장해왔다. 성균관대는 삼성이 인수해 운영하고 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공적 역할을 수행하는 단체의 민주적 운영의 필요성과 대기업의 사회적 역할 등을 일반적으로 강조하는 과정에서 이뤄진 것”이라며 “대학 내에서 연구활동을 수행하는 연구원 등이 언급하기에 부적절한 수준의 것으로 단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재판이 끝난 뒤 <한겨레>와 만난 류씨는 이번에 승소하기까지 경제적 어려움도 있었지만 동료들의 외면이 가장 견디기 힘들었다고 했다. 류씨는 “같은 공간 안의 구성원들이 괜히 저랑 얽히지 않으려고 피하더라. 해고를 당한 이들의 사회적 고립감이 이런 것인가 (하고) 느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류씨는 “많은 분들이 도와줬다. 많은 동료 강사들이 도와줬고, 학교에 나올 수 있게 불침번을 서가며 교직원들로부터 연구소 출입문을 지켜줬던 학생들에게 고맙다”고 했다.

류씨는 이날 재판을 마치고 곧장 시험 도중 학생에게 영어 시험지를 제공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해고돼 이화여대 정문 앞에서 1인시위를 벌이는 남봉순(49) 전 이화여대 불어불문학과 강사를 찾았다. 류씨는 “1심 판결에서 승소해 기쁘지만 여전히 거리에서 시위하느라 고생하는 동료 강사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편치 않다”고 말했다.

이재욱 기자 uk@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