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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유민 아빠’ 김영오씨, 박 대통령 공식 면담 요청

등록 2014-08-19 10:32수정 2014-08-19 11:19

세월호 침몰 희생자 김유민양의 아버지 김영오씨가 18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대통령은 교황의 메시지를 들으십시오’라는 제목의 기자회견문을 읽은 뒤 36일째 단식으로 헐렁해진 바지를 보여주고 있다. 이보라(오른쪽) 서울시동부병원 내과 과장은 김씨의 건강 상태는 단식이 끝나더라도 전문의로부터 회복치료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세월호 침몰 희생자 김유민양의 아버지 김영오씨가 18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대통령은 교황의 메시지를 들으십시오’라는 제목의 기자회견문을 읽은 뒤 36일째 단식으로 헐렁해진 바지를 보여주고 있다. 이보라(오른쪽) 서울시동부병원 내과 과장은 김씨의 건강 상태는 단식이 끝나더라도 전문의로부터 회복치료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단식 37일째 김영오씨, 페이스북에 기자회견문
“짧은 방한기간 중 교황이 유가족 더 많이 만나”
37일째 단식 투쟁중인 ‘유민 아빠’ 김영오씨가 19일 박근혜 대통령에게 공식 면담을 요청하면서 “제가 정말 두려운 것은 몸이 망가지거나 잘못되는 것이 아니라 유민이와 유민이 친구들의 억울한 죽음의 이유를 밝히지 못하는 것”이라고 호소했다.

김씨는 이날 공개한 페이스북 페이지 기자회견문(☞ http://on.fb.me/1ql66VB)을 통해 이같이 밝히며 “대통령께서 결단을 내려주십시오. 대통령께 공식 면담을 요청합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방한 일정 동안 교황은…(중략)… 힘없고 약한 유가족들의 요청을 다 들어주셨습니다”라며 “마치 이번 방한의 목적이 세월호 유가족의 위로인 것처럼 교황님은 방한 내내 유가족들과 함께 해주셨습니다”고 말했다.

이어 “반면에 박근혜 대통령은 어떻습니까?”라고 되물은 뒤 “참사 이후 지금까지 대통령이 우리 유가족을 만난 횟수보다 짧은 방한 기간 동안 교황이 유가족을 만난 횟수가 더 많습니다”라고 지적했다.

김씨는 또 “왜 대한민국 국민인 우리 유가족들이 외국의 종교지도자에게까지 우리의 원통함을 호소해야 한단 말입니까?”라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대통령께서 결단을 내려주십시오. 대통령께 공식 면담을 요청합니다. 저는 유가족이 원하는 특별법이 통과될 때까지 계속 대통령을 만나러 청와대를 찾아가겠습니다”라고 밝혔다.

이재훈 기자 nang@hani.co.kr

■ 김씨의 페이스북 페이지 글 전문

기자회견문

대통령은 교황의 메시지를 들으십시오

이번 방한 일정 동안 교황은 저희 유가족들에게 크나큰 위로를 주셨습니다. 정말 감사드립니다. 14일 입국 때 마중나간 유가족들과의 만남을 시작으로 15일 성모승천대축일 미사 전 면담, 16일 시복식 전 카퍼레이드, 17일 승현 아빠 이호진씨의 세례식, 그리규 오늘 명동성당에서 열리는 ‘평화와 화해의 미사’까지 교황은 매일 저희 유가족들을 만나고 살펴주셨습니다.

방한 일정 내내 노란 리본 뱃지를 달고 계셨고, 승현 아빠 이호진씨와 웅기 아빠 김학일씨가 900km를 걸으며 짊어졌던 6kg짜리 나무 십자가를 로마로 가져가겠다고 하시며 세월호 참사를 잊지 않을 것임을 보여주셨습니다.

힘없고 약한 유가족들의 요청을 다 들어주셨습니다. 시복식 때 한달 넘게 단식하고 있는 저를 만나 달라는 요청, 이호진씨의 세례식 요청 등 모든 요청을 정성껏 들어주셨습니다. 경호와 안전의 부담에도 불구하고 카퍼레이드 도중 유례없이 차에서 내려 저를 만나 주셨고, 제가 드리는 편지를 직접 자신의 주머니에 넣으셨습니다.

마치 이번 방한의 목적이 세월호 유가족의 위로인 것처럼 교황님은 방한내내 유가족들과 함께해 주셨습니다.

반면에 박근혜 대통령은 어떻습니까? 박근혜 대통령은 5월 16일 유가족 대표들과의 면담 때 언제든 다시 만나겠다고 하셨으나 다시는 유가족들을 만나지 않았고, 언제부턴가 세월호에 대한 언급조차 없어졌습니다. 참사 이후 지금까지 대통령이 우리 유가족을 만난 횟수보다 짧은 방한 기간 동안 교황이 유가족을 만난 횟수가 더 많습니다. 제가 진상규명 특별법 제정을 위해 36일째 단식을 하고 있지만 철저히 외면하였고, 제가 대통령께 쓴 편지를 청와대에 전하면서 대통령께 잘 전달되었는지 확인만 해달라고 하였으나 그 요청조차 묵살당했습니다.

대통령은 철저한 진상규명을 하고 특별법을 제정하며 유가족들의 의사를 잘 반영하겠다고 약속하셨으나, 청와대, 정부, 여당은 국정조사, 특별법 협의 과정에서 비협조, 불성실, 무책임한 모습만 보였고 현재 특별법 제정도 여당의 완강한 태도로 기약을 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정부의 잘못으로 목숨보다 귀한 자식을 잃고 그 진상규명을 위해 한 달 넘게 단식하는 국민을 외면하는 정부는 도대체 어느 나라 정부란 말입니까? 왜 대한민국 국민인 우리 유가족들이 외국의 종교지도자에게까지 우리의 원통함을 호소해야 한단 말입니까?

박근혜 대통령은 교황께 세월호 유가족들을 위로해주어서 감사하다고 하였습니다. 대통령께서 직접 우리를 위로해주십시오. 우리는 내 자식이 왜 그렇게 죽었는지 알아야 치유받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목숨 걸고 단식까지 하면서 철저한 진상규명을 할 수 있는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없으면 어떤 다른 지원도 우리 유가족에게 의미가 없습니다. 우리가 위로받는 유일한 길은 제대로 된 특별법이 제정되는 것입니다.

저는 지금 정말 힘듭니다. 그리고 고통스럽습니다. 그러나 제가 정말 두려운 것은 몸이 망가지거나 잘못되는 것이 아니라 유민이와 유민이 친구들의 억울한 죽음의 이유를 밝히지 못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물러설 수 없습니다. 대통령님 우리 유가족이 원하는 특별법을 제정하여 저와 우리 유가족을 구해 주십시오.

대통령께서 결단을 내려주십시오. 대통령께 공식 면담을 요청합니다. 저는 유가족이 원하는 특별법이 통과될 때까지 계속 대통령을 만나러 청와대를 찾아가겠습니다. 우리 유가족과 무관한 교황도 우리의 고통을 외면하지 않았습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는 대통령께서 딸을 잃고 사선에 선 이 애비를 외면하지 말아 주실 것을 간절히 촉구합니다.

2014. 8. 18.

유민 아빠 김영오

세월호 십자가 순례 마친 웅기 아빠 “약속되지 않은 이별에서 오는 고통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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