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희생자·실종자·생존자 가족들이 19일 오후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가 세월호 특별법 처리에 합의한 뒤 국회의사당 앞에서 합의안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이들은 회의 뒤 합의안을 거부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세월호 유족들 1시간 논의뒤 “다시 협상하라”
“야당도 합의 직전 내용 설명” 20일 가족 총회
“야당도 합의 직전 내용 설명” 20일 가족 총회
19일 여야 원내대표가 합의한 세월호 특별법안에 대해 세월호 가족대책위원회는 “받아들일 수 없는 안”이라고 반발하며 재협상을 요구했다.
가족대책위는 이날 저녁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여야의 특별법 합의에 세월호 유가족들은 반대한다”고 밝혔다. 여야가 합의한 대로 국회 몫으로 배정된 4명의 특검추천위원 중 여당이 추천할 2명을 유가족과 야당의 사전 동의를 얻어서 정한다 하더라도, 여당이 추천한 2명은 여당 뜻대로 움직일 것이란 이유를 들었다. 김병권 가족대책위원장은 “여당이 특검 추천위원을 추천하는 것은 유가족들이 절대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가족대책위는 여야 합의 소식이 전해진 뒤 국회에서 1시간여 의견을 나눈 뒤 반대 입장으로 결론을 내렸다. 가족대책위는 20일 저녁 경기도 안산에서 전체 유가족들이 참여하는 가족총회를 열고 이후 계획을 논의할 예정이다.
가족대책위는 특히 전날부터 이날 오전까지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를 만나 자신들의 뜻을 전했는데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에 더욱 격앙했다. 김형기 가족대책위 수석부위원장의 설명에 따르면 가족대책위는 김 대표에게 △내곡동 특검 사례처럼 특검을 야당이 추천 △특검후보추천위의 여당 몫 2명을 야당 몫으로 △특검후보추천위 국회 몫 4명을 진상조사위원회에서 추천하는 3가지 선택지를 제시했다. 가족대책위가 ‘가이드라인’을 분명히 제시했다는 것이다.
김 수석부위원장은 “김 대표에게 이야기한 내용이 여야 원내대표 회동 이전에 전달돼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김 대표 간에 충분한 협의가 이뤄진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런 합의가 나온 것은 유감스럽다”고 비판했다.
유족들은 새정치민주연합에도 불만을 드러냈다. 대책위 관계자는 “야당으로부터 협상안에 대한 설명은 들었지만 유가족들은 진상조사위가 특검추천위원 후보들을 추천하는 방안으로 갔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전달했다”며 이 관계자는 “여야 합의 직전에야 합의 내용을 들었다”고 덧붙였다.
서울 광화문에서 37일째 단식중인 ‘유민이 아빠’ 김영오(47)씨도 단식을 계속 이어갈 뜻을 비치며 여야 합의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의 이재근 공동상황실장은 “김씨의 입장은 가족대책위 입장을 따르겠다는 것이다. 가족들이 합의안을 받아들이면 단식을 접고, 그렇지 않으면 계속 단식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했다. 김씨를 진찰한 이보라 서울시동부병원 내과 과장은 “팔과 관자놀이 근육마저 소진돼가는 상태다. 단식을 중단하더라도 저인산혈증과 호흡기부전 등 대사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승준 박기용 기자 gam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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