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정부, 경주 방폐장부지 활성단층 알고도 건설 허가

등록 2014-08-20 21:36수정 2014-08-20 22:14

2012년 8월 경북 경주시 양북면 봉길리 ‘중·저준위 방사선 폐기물 1단계 동굴 폐기물 처분고(사일로)’에서 근로자들이 철근을 나르고 있다. 한국원자력환경공단 제공
2012년 8월 경북 경주시 양북면 봉길리 ‘중·저준위 방사선 폐기물 1단계 동굴 폐기물 처분고(사일로)’에서 근로자들이 철근을 나르고 있다. 한국원자력환경공단 제공
단층 존재 적시된 정부 보고서 입수
환경운동연합, 위법성 지적
경주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장(방폐장) 터와 인근에 다시 활동할 가능성이 높은 활성단층이 다수 분포하고 있음을 정부가 사전에 인지하고도 건설 및 운영 허가를 내준 사실이 확인됐다.

환경운동연합은 20일 경주 방폐장의 건설 및 운영 허가 취득 과정에 제출된 예비안전성분석보고서 등을 입수해 분석해보니, 방폐장 터를 가로지르거나 인근에 존재하는 활성단층이 다수 존재한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고 밝혔다. 정부가 허가 전부터 활성단층의 존재를 알고 있었다는 사실이 정부 문서로 확인되기는 처음이다. 정부가 방폐장 건설을 강행하려 의도적으로 은폐한 게 아니냐는 논란이 일 수 있다.

활성단층은 과거에 한번 이상 움직인 적이 있어 지진 발생 가능성이 높은 단층을 말한다. 원전 터 선정 때 적용하는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 기준은 3만5천년 전 이내에 1회나 50만년 전 이내 2회 이상 활동이 있던 단층을 활성단층으로 분류한다.

분석보고서를 보면, 52만7천년 전에 움직인 적이 있는 Z22 단층은 방폐장 터를 가로지르고 있다. 원전 터 500m 이내에 34만8천년 전에 최후 운동을 하고 지금까지 4회 이상 활동을 한 Z21 단층과 20만9천년 전에 최후 운동을 하고 지금까지 3회 이상 활동을 한 Z31 단층도 존재한다.

특히 월성원전 1호기 스트레스테스트 수행평가서는 Z21과 Z31 단층을 묶어 활동성 단층으로 평가하며 규모 5.2 지진 발생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활동성 단층은 활성단층 가운데서도 최근에 활동 기록이 있어 지진이 일어날 가능성이 더 높은 단층을 가리킨다. 양이원영 환경운동연합 에너지기후팀 처장은 “방폐장을 규모 6.5의 지진을 견딜 수 있게 건설한다고 하지만 땅 위 기준으로 같은 규모의 지진이라도 지진원 인근의 땅속 구조물에는 훨씬 큰 힘이 작용할 수 있다”고 짚었다. 방폐물을 보관하는 땅속 구조물인 사일로는 해발 80m 지하에 있으며, 경주 방폐장에는 6개의 사일로가 건설되고 있다. 양이원영 처장은 “경주 방폐장은 중저준위 방폐물의 반감기를 고려하면 최소한 300년은 안전하게 관리돼야 한다. 그사이 지진이 발생해 땅속 암반이 깨지면 두께 2.1m의 사일로가 파괴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환경운동연합은 정부가 경주 방폐장에 활성단층이 있음을 알고도 건설 허가를 내준 것은 위법행위라고 지적하고 있다.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시설의 위치에 관한 기술기준’을 보면 “처분장은 활성단층 지역이나 그 같은 지역에 인접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돼 있다. 2005년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시설 부지선정위원회도 부지 적합성 기준에서 제척 기준으로 ‘활성단층 지역이나 그와 같은 지역에 인접한 경우’를 들었다. 다만 부지선정위는 당시 방폐장 부지에 활성단층이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이후 2008년 예비안전성분석보고서에 활성단층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들어 있었음에도 규제당국이 건설 및 운영 허가를 내준 것은 위법행위라는 것이다.

이근영 선임기자 kyle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