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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휴일 맞나요?” 올 추석 첫 대체 휴일 앞두고 ‘혼선’

등록 2014-08-24 09:48수정 2014-08-25 11:21

내달 10일 첫 적용…달력·휴대전화 ‘검은 날’ 표시 많아
영세사업장 직원들 적용 여부 불확실해 ‘눈치’만
한 미국계 정보기술(IT) 기업 인사부서에는 지난달 초부터 직원들의 ‘대체 휴일’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추석 연휴와 이어진 9월10일이 대체 휴일로 운영되는지를 묻기 위해서다. 회사가 대체 휴일을 적용한다면 추석에 연차를 내지 않아도 되는 만큼 여름휴가 등 다른 때 사용할 수 있는 휴가가 늘기 때문이다. 인사부서는 “주요 고객인 공공기관들이 모두 쉬는 이상 우리도 쉬는 게 합리적”이라고 판단해 최근 경영진의 승인을 받아 휴일로 확정, 사내에 공지했다.

24일 안전행정부에 따르면, 오는 추석 연휴의 마지막 날인 다음 달 10일은 지난해 ‘대체휴일제’ 도입 후 실제 시행되는 첫 대체 휴일이다. 그러나 제도가 아직 낯선 데다 ‘검은 날’로 표시된 달력도 많아 대체휴일제 시행 사실 자체를 모르는 직장인과 자영업자가 적지 않다.

대체휴일제는 지난해 11월 시행된 새 ‘관공서의 휴일에 관한 규정’(대통령령)으로 도입됐다. 이에 따라 설·추석 연휴가 공휴일과 겹치거나 어린이날이 토요일 또는 공휴일과 겹치면 그다음 첫 번째 평일이 공휴일로 지정된다.

올해 추석은 하루 전인 9월7일이 일요일이어서 당초 연휴 마지막 날인 화요일(9월9일)의 다음날인 9월10일이 대체 휴일로 지정됐다. 달력에는 9월10일에 ‘대체 휴일’이라는 문구와 함께 ‘빨간 날’로 표시된다.

그러나 새 대통령령 시행 이전에 제작된 달력에는 이 날이 아무런 표시 없이 평일로 돼 있고, 인쇄 달력이 아닌 휴대전화 달력조차 모델이나 설정에 따라 평일로 표시된 경우가 많다. 또 세월호 참사 이후 장기간 지속된 추모와 경기 침체 등으로 예년과 같은 연휴·휴가 분위기가 나지 않아 한동안 대체휴일제가 거론되지 않은 탓에 제도가 사람들의 기억에서 사라졌다.

이러다 보니 이번 추석에 대체휴일제가 적용되는 사실 자체를 모르거나 시행 여부에 반신반의하는 직장인들이 많다. 회계사 김지연(26)씨는 “사무실 책상 달력과 휴대전화 캘린더에는 9일까지만 휴일로 표시돼 있다”며 “작년에 대체휴일제가 도입됐다는 뉴스를 기억하고 회사에서도 공지가 있었던 것 같지만 막상 달력에 빨간 날로 돼 있지 않으니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김씨의 회사나 위 사례에 언급된 미국계 IT 기업의 경우는 그나마 사전 공지로 혼란을 줄인 경우지만, 중소기업이나 영세사업장 가운데는 적용 여부 자체를 아직 정하지 않은 곳도 많다.

대체휴일제의 근거 법령은 엄밀히 말해 관공서의 휴일을 규정한 것일 뿐, 민간기업이 반드시 따라야 하는 의무사항은 아니다. 민간기업은 관공서 휴일을 참고해 노사협의를 거쳐 휴일을 정해야 하는 셈이다.

공기업과 대기업은 대체휴일제를 적용해 10일에 대체로 쉬지만 기업의 사정이나 노사협의에 따라 쉬지 않을 수도 있다.

대체휴일제를 따르는 대기업에 다니는 근로자들과 달리 경영이 어려워 하루를 더 쉬기가 어려운 영세 사업장의 근로자들은 상대적으로 불만이다. 지난해 대체휴일제 도입 논의 당시 중소기업계는 반대 입장을 냈다.

한 대형 유통기업에 근무하는 주모(27)씨는 추석 연휴가 2주밖에 남겨 놓지 않은 현재도 자신이 며칠을 쉴 수 있는지 모른다. 회사에서 아직 아무런 지침을 전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방에 내려가야 하는 주씨의 동기들은 열차표 예매 등 문제로 곤란함을 겪고 있다. 주씨는 “‘노는 것만 생각하는 신참’으로 찍힐까봐 상사에게 물어보지도 못하고 눈치만 살피고 있다”면서 “대체 휴일 이야기가 뉴스에서 본격적으로 나오면 인사팀에 조용히 문의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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