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전북 새만금 해상에서 전복된 어선이 무등록 배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24일 군산해경과 한국농어촌공사 새만금사업단 등의 말을 종합하면, 지난 22일 군산시 옥도면 신시도리 새만금방조제 배수갑문 인근 해상에서 뒤집힌 태양호(3.4t)는 무등록·무보험 어선으로, 불법 전어잡이 중이었다.
해경은 구조된 선장과 선원 등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고, 인양된 태양호에 대해서도 분석작업을 하고 있다. 태양호는 사고 당시 모선인 명성호와 함께 전어잡이 중이었지만 무등록 어선이어서 선박 출·입항 자동시스템(V-PASS) 단말기와 선박위치발신장치(AIS) 등을 작동시키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상적으로 조업을 하기 위해 해상으로 나가는 어선은 V-PASS 등이 작동돼 실시간 이동경로를 해경 관제센터 등에서 파악하지만, 해경은 태양호의 작업 사실을 파악할 수 없었다. 해경 관계자는 “태양호는 무등록 상태로 불법으로 조업을 했기때문에 V-PASS와 AIS 등이 장착돼 있었더라도 전원을 끄고 조업을 벌였을 가능성이 있다”라고 밝혔다.
또 이번 전복 사고 당시 새만금사업단 신시배수갑문 상황실 근무자들이 1시간 이상 자리를 비웠던 것으로 드러나 눈총을 사고 있다. 사고 당일인 22일 배수갑문 상황실(조작실) 근무자 2명은 수문 개문 이후에 상황실을 나가 비응도에 있는 ‘ㅇ’식당에서 저녁 식사를 하고 1시간이 지난 다음 복귀했던 것으로 내부 확인 결과 밝혀졌다. 이들은 이날 오후 6시5분 상황실에서 나간 뒤 식사를 한 다음 오후 7시13분 배수갑문에 도착했다. 이들의 근무시간은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로, 배수갑문 10개가 오후 5시47분에 모두 열리자 식사를 위해 1시간 8분가량이나 자리를 비우는 등 어선 통제를 소홀히 한 것으로 보인다.
해경은 이날 이들이 저녁식사를 했다고 진술한 식당의 관계자와 식당 폐회로텔레비전(CCTV)을 확보해 이들의 행적을 자세히 분석하고 있다. 이들 근무자들은 사고 다음날인 23일 해경에서 참고인 신분으로 1차 조사를 받았으며, 조만간 추가 소환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한편, 해경과 해군·육군·서해어업관리단 등은 함정과 구조선 등 선박 41척과 744명의 인력을 동원해 사고 위치로부터 13㎞ 떨어진 지점까지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태양호는 지난 22일 저녁 7시께 군산시 옥도면 신시도리 신시배수갑문이 열리면서 물살에 휩쓸려 전복됐다. 이 사고로 선원 6명 중 선장과 선원 등 3명은 구조됐지만, 나머지 선원 3명이 실종 상태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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