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7곳 안전점검 163건 행정조처
스프링클러·사이렌 등 부실관리
스프링클러·사이렌 등 부실관리
서울시내 노인요양시설들이 화재 대비를 위해 설치한 각종 안전장치들이 무용지물인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5월 21명의 목숨을 앗아간 전남 장성 요양병원 화재와 같은 참사가 서울에서도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었다는 뜻이다.
서울시 감사관은 지난 2월24일부터 15일간 노인요양시설 407곳을 대상으로 소방안전 실태를 점검해, 156건에 대해 시정·개선을 명령하는 등 모두 163건을 행정조처했다고 24일 밝혔다. 적발된 사례의 대부분은 요양시설이 소방시설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고 있는데도, 소방서가 이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경우였다. 강동구의 ㄱ시설은 창문이 구조대보다도 작았다. 구조대는 밑이 트여 있는 자루 형태의 긴 부대로 화재시 창문 등에 설치해 사람이 미끄러져 내려갈 수 있도록 한 대피 기구다. 게다가 창문에는 창살이 설치돼 있어 화재시 제 기능을 발휘하기 어려운 상태였고, 구조대는 제대로 고정돼 있지 않았다. 그럼에도 이 시설은 소방특별조사까지 통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종로구의 ㄴ시설은 간이 스프링클러 전원이 차단된 상태로 관리되고 있었고, 예비전원마저 방전돼 있어 필요할 때 스프링클러 설비를 작동시킬 수 없었다. 성동구의 ㄷ시설은 간이 스프링클러의 방수압력이 기준에 미달하는데도 담당 소방서는 이를 지적하지 못하고 완공 증명을 해줬다. 자동 화재탐지기 사이렌이 고장나거나, 방염 처리가 되어 있지 않은 커튼을 달고 있는 사례도 다수 적발됐다.
음성원 기자 e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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