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 직원 34명중 31명 가입
박상증 이사장 반대 180여일째
박상증 이사장 반대 180여일째
박상증(84) 이사장의 ‘낙하산 논란’으로 갈등을 겪고 있는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기념사업회) 직원들이 노동조합을 결성한 것으로 24일 확인됐다. 지난 18일 총회를 열어 노조 결성을 결의한 직원들은 19일 서울 중구청에 노조설립신고서를 제출했다. 설립 필증은 이번주 중 나올 예정이다. 이날까지 경영부문 관리자 등을 제외한 가입 대상자 34명 가운데 31명이 가입했다.
기념사업회 노조는 규약에서 △기념사업회법 정신을 기반으로 한 민주화운동 기념 △민주주의 발전에 기여 △자주적이고 민주적인 단결을 통한 노동조건 개선 △노동자의 사회적 지위 향상 등을 ‘설립 목적’으로 명시했다. 이영교 노조위원장은 “박상증 목사의 임명에 반대하며 시작된 농성이 180일을 넘은 상황에서 더 강력한 형태로 우리의 요구를 제시하기 위해 노조를 결성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들 직원은 그동안 노사협의회를 통해 노동조건 등을 기념사업회 쪽과 논의해왔다. 한 직원은 “그동안 노사협의회는 매우 우호적인 분위기 속에서 진행돼왔지만, 낙하산 갈등과 함께 노사협의회가 유명무실한 기구로 전락해버렸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노사협의회의 느슨한 틀보다는 노조가 필요하다는 게 대다수 직원의 생각이었다”고 전했다.
민주화운동 원로인 이해동 목사는 “직원들이 노조를 결성해야 할 정도로 이번 사태가 평행선을 달려온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고 했다. 이사회 쪽에서도 노조 결성 자체는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박 이사장과 가까운 한기홍 이사는 “법적 절차에 따라 노조를 결성하는 것은 직원들의 권리인 만큼 이사회가 가타부타 할 사안은 아니라고 본다. 다만 조합이 결성된 만큼 직원들도 박 이사장을 대화의 파트너로 인정해주길 기대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송호균 기자 ukno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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