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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단독] 한중연 근현대사 사진집 제작에 ‘친일·독재 미화’ 학자 대거 참여

등록 2014-08-25 01:03수정 2014-10-03 23:26

이배용 한국학중앙연구원 원장(왼쪽)과 권희영 대학원장이 22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열린 2014년도 후기 학위수여식에서 졸업생과 악수하고 있다.  성남/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이배용 한국학중앙연구원 원장(왼쪽)과 권희영 대학원장이 22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열린 2014년도 후기 학위수여식에서 졸업생과 악수하고 있다. 성남/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5억짜리 광복 70주년 기념사업
교학사 교과서 집필 권희영 등
6명중 4명 한국현대사학회 회원
친여당 이배용 원장이 구상 내
책임자 맡은 ‘중도’ 박주석 교수
“사건 등 해석 없고 균형 맞출 것”
한국학중앙연구원(한중연, 옛 한국정신문화연구원)이 내년 광복 70주년에 맞춰 발간할 예정인 한국근현대사 사진집 제작에 ‘친일·독재 미화’ 교학사 교과서를 집필한 권희영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 등 한국현대사학회 회원들이 대거 참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중연은 정부 출연 연구·교육기관으로 한국학을 연구해 세계에 알리는 기관이다.

24일 박혜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공개한 자료 등을 보면, 한중연은 5억원을 들여 ‘광복 70주년 기념사업’의 하나로 내년 8월 <사진으로 읽는 한국 근현대사>라는 사진집을 발간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대한제국 이후 주요 역사적 사건과 관련된 사진 중 예술적 가치가 높은 작품을 각 권에 200점씩 담아 모두 6권의 책으로 낼 방침이다. 양장본으로 2000권을 찍어 정부 부처에 배포하고, 대중교양서로도 출판할 계획이다. 연구진은 “대한민국 정체성 찾기의 일환으로 대한민국 정부의 건국 정신과 산업화 및 민주화의 정당성 확보를 기본 개념으로 한다”고 연구 목적을 밝혔다.

문제는 연구진의 구성이다. 연구진 6명 중 4명이 한국현대사학회 회원이고, 나머지 2명은 이배용 한중연 원장한테 박사 학위를 받은 제자여서 이념 편향성 논란이 불가피하다. 현대사를 보수적 관점으로 재구성하려는 한국현대사학회의 초대 회장인 권희영 한중연 대학원장이 연구진에 포함됐다. 강규형 명지대 교수는 이 학회 대외협력위원장으로, 지난해 12월 삼성 사장단 회의 강연에서 “상당수 학교 현장에서 6·25가 남침이 아니라고 가르친다”고 근거 없는 주장을 편 강경 보수 성향의 학자다. 김용직 성신여대 교수는 이 학회 총무위원장이며 뉴라이트 싱크넷 상임집행위원 출신으로 이승만·박정희 정권을 미화한 ‘대안 교과서 한국 근현대사’ 집필에 참여했다.

복수의 한중연 고위 관계자는 “사진집을 내자는 것은 이배용 원장의 구상”이라고 말했다. 이배용 원장은 이화여대 사학과 교수, 총장 출신으로 이명박 정부 때인 2010년 국가브랜드위원회 위원장을 지냈고, 지난해 대선에서는 새누리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의장을 맡았다. 2011년에는 교육부 역사교육과정개발추진위원장을 맡아 한국사 교과서 편수용어인 ‘민주주의’를 ‘자유민주주의’로 바꾸는 데 앞장서기도 했다. 이 원장은 지난 22일 한중연을 방문한 황우여 교육부 장관에게 ‘광복 70주년 기념사업’을 “중점 사업”으로 보고했다.

이에 연구 책임자를 맡은 박주석 명지대 기록정보과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사실관계를 설명하는 원고지 1장(200자) 분량의 사진 설명만 들어갈 뿐 사건이나 인물에 대한 평가나 해석은 없다. 독재정권의 민주화운동 탄압 등 어두운 현대사와 관련된 사진도 함께 넣어 균형을 맞출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박 교수는 한국현대사학회 창립준비위원회에 참여했지만 중도 성향으로 분류되는 사진 전문가다.

박혜자 의원은 “애초 한중연 사업계획에 들어 있지도 않았던 거액의 연구사업이 추경예산으로 편성되고 공모가 아닌 지정과제로 진행되는 등 정상적인 사업으로 보기 어렵다. 이번 연구사업은 반드시 재검토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

■ 10월 3일 바로 잡습니다

한겨레신문 2014년 8월25일자 ’한중연 근현대사 사진집 제작에 친일·독재 미화 학자 대거 참여’ 제하의 기사에서 강규형 교수를 친일이나 독재를 미화한 학자로 분류했으나 강 교수는 이런 사실이 없어 이를 알려드립니다. 또한 강 교수는 ‘6·25 전쟁 발발 원인 및 과정에 대해 제대로 가르치지 않는 경우가 학교 현장에 있었던 만큼 강연 내용은 근거 없는 주장이 아니다’고 밝혀왔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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