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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일가족 탄 차량, 물웅덩이 지하차도 갇혀…할머니와 손녀 ‘참변’

등록 2014-08-25 19:53수정 2014-08-26 08:29

25일 오후 부산 지역에 쏟아진 집중호우로 시내가 물바다로 변한 가운데 동래구 동래역 인근 도로에서 한 시내버스에 물이 차오르고 있다. 부산/최신호씨 제공 연합뉴스
25일 오후 부산 지역에 쏟아진 집중호우로 시내가 물바다로 변한 가운데 동래구 동래역 인근 도로에서 한 시내버스에 물이 차오르고 있다. 부산/최신호씨 제공 연합뉴스
부산 ‘물폭탄’…4명 목숨 잃어
승용차·사람 급류 휩쓸리고
백양산 산사태로 경로당 붕괴

양덕여중 교실까지 흙탕물
학생들 수백명 4~5층 대피
시내 도로 수십곳 교통 통제도
25일 부산에서 오후 1~4시 내린 국지성 폭우 때문에 불어난 물살에 휩쓸려 외할머니와 외손녀 등 4명이 숨지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이날 시간당 최고 130㎜의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진 가운데, 오후 3시16분께 부산 동래구 금강공원에서 산저교차로 쪽으로 향하던 승용차가 물이 찬 우장춘지하차도에서 고립돼 나아무개(59·여)씨 일가족 3명이 차 안에 갇혔다. 차에서 빠져나온 나씨의 딸 박아무개(40)씨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오후 3시20분께 현장에 도착해 보트 등을 이용해 이들을 구조해 근처 병원으로 옮겼지만, 나씨와 외손녀 임아무개(15)양은 숨졌다.

오후 4시35분께 기장군 일광면 이천리에서 승용차가 급류에 휩쓸려 차에 타고 있던 홍아무개(61·여)씨가 목숨을 잃었다. 일광면 근처에 있는 ㅂ골프장에서 일했던 홍씨는 동료 직원 2명과 함께 퇴근하다 갑자기 불어난 하천 물에 차가 휩쓸리면서 변을 당했다. 경찰은 조수석에 타고 있던 홍씨가 차 문을 열고 탈출하지 못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오후 3시58분께 부산 북구 덕천동의 ㅎ아파트 앞 경사길을 지나가던 남아무개(60·여)씨가 좁은 골목길에 흘러내리던 급한 물길에 휩쓸렸다.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오후 4시2분께 ㅎ아파트 근처에서 차량 밑에 숨져 있는 남씨를 발견했다.

앞서 오후 2시28분께 부산 북구 구포동의 ㅅ아파트 근처에 있던 경로당이 인근 백양산에서 쏟아져 내린 흙더미에 휩쓸려 무너졌다. 당시 북구에는 시간당 86㎜가량의 비가 내렸다. 경로당 안에는 사람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시소방안전본부 관계자는 “현재까지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경로당에서 가장 마지막에 나온 할머니가 ‘경로당 안에 사람이 없었다’고 전했다”고 말했다. 소방당국은 60여명의 구조인력과 6대의 중장비를 동원해 인명피해 여부를 확인하고 추가 산사태 피해에 대비하고 있다. 경찰은 주민들을 인근 삼정고등학교로 대피시켰다.

또 오후 2시께 부산도시철도 3호선 덕천역에서 직선으로 700여m 떨어진 곳에 위치한 북구 구포1동 양덕여중 운동장과 일부 교실 안까지 흙탕물이 밀려들어 380여명의 학생들이 학교 4~5층으로 대피했다. 학생들이 고립됐다는 신고를 받은 부산시소방안전본부는 오후 3시께부터 로프를 이용해 학생들을 안전한 곳으로 이동시킨 뒤 귀가시켰다. 학교 관계자는 “학교 뒤쪽 백양산 계곡에서 쏟아져내려온 빗물이 갑자기 학교로 마구 넘어와 침수됐다. 26일 하루 휴교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또 이 학교에서 직선으로 500여m 떨어진 구포3동 ㅌ빌라 뒤쪽의 백양산 자락에서 흙더미가 쏟아져 빌라에 사는 10가구 주민 20명이 대피했다.

부산도시철도와 부산~울산 동해남부선 일부 구간도 비 때문에 선로가 물에 잠겨 운행이 중단됐다. 부산교통공사는 오후 2시22분께 금정구에 있는 도시철도 1호선 범어사역의 선로가 환기구를 타고 내려온 빗물에 잠겨 노포역~구서역 5개 역 구간의 열차 운행을 중단했다가 오후 5시50분께 정상화했다. 비슷한 시간에 도시철도 2호선 화명역의 선로가 물에 잠겨 덕천역~금곡역 6개 역의 열차 운행이 중단됐다. 이어 오후 4시12분께 도시철도 4호선 금사역이 침수돼 미남역~안평역 전 구간의 운행이 중단됐다가 저녁 7시55분께 금사역을 뺀 나머지 13개 역의 열차 운행이 재개됐다. 또 오후 2시30분께 기장군 기장역에서 월례역 사이의 동해남부선 철로가 물에 잠기면서 자갈 등이 일부 유실돼 기장역~울산 남구 태화강역 동해남부선 열차 운행이 중단됐다.

부산시내 도로 23곳도 교통이 통제됐다. 폭우로 금정구 온천천의 수위가 높아져 온천천 세병교 하부도로와 연안교 하부도로 등 온천천가에 있는 도로의 차량 통행이 모두 금지됐다. 낙동강 수위도 올라가 북구 삼락생태공원 진·출입로와 강서구 화명생태공원, 북구민운동장 등 낙동강변 도로 곳곳이 침수됐다. 중앙대로, 금곡대로, 안락교차로, 가야대로, 정관산업로 등 도심 주요도로도 물에 잠겨 통제돼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김해국제공항의 항공기 11편도 결항됐다.

부산/김영동 김광수 기자 yd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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