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저녁 광화문서 대학생·교수 수백명 집회
기소권 보장 특별법 요구…청와대 행진 막혀
기소권 보장 특별법 요구…청와대 행진 막혀
사회적 합의를 통한 세월호 특별법 제정 요구가 커지는 가운데, 25일 오후 수도권 14개 대학 학생들이 수사권·기소권이 보장된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동시다발 행진을 벌였다. 다음주 개강을 앞둔 상황이어서 대학생과 교수들의 ‘세월호 정국’ 참여와 동조 움직임에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각 대학 총학생회 등이 참여한 ‘세월호 대학생대표자 연석회의’ 참석자 400여명과 서울대 교수·학생·동문 200여명은 오후 3시 각각 경희대와 서울대에서 출발해 단식농성장이 있는 광화문광장까지 행진을 벌였다.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 총학생회, 민주동문회 등이 중심이 된 서울대 참가자들은 서울대 정문을 출발해 상도동~한강대교~서울역을 지나 저녁 7시께 광화문 농성장에 당도했다. 이들은 출발에 앞서 공동기자회견을 열어 “철저한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의 취지를 청와대와 정부, 정치권과 일부 언론이 왜곡하고 있다. 국정 책임자인 대통령도 약속을 지키지 않는 상황에서 유가족이 납득할 수 없는 특별법이 통과된다면 진상조사와 재발방지책은 꼬리자르기식, 미봉책으로 마무리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행진에는 우희종·윤순진·최갑수·백도명 교수 등 교수 20여명도 참여했다.
경희대에서도 이 학교 학생들과 경기대·광운대·덕성여대·동국대·동덕여대·서울시립대·성공회대·숙명여대·연세대·이화여대·한신대·한양대 학생들이 모여 동대문과 종로를 거쳐 광화문광장까지 행진했다.
광화문광장에 모인 이들은 박근혜 대통령 면담을 요구하며 나흘째 노숙 농성 중인 세월호 유가족들을 만나려고 청운효자동주민센터 쪽으로 향했다. 경찰은 청와대 방면으로의 행진을 불허하고 세종문화회관 부근부터 이들을 막아섰다.
앞서 광화문광장 농성장에서 병원으로 옮겨진 ‘유민 아빠’ 김영오(47)씨는 이날도 43일째 단식을 이어갔다. 이날 김씨의 둘째 딸 김유나(17)양이 아버지의 건강을 걱정하며 대통령에게 면담을 부탁하는 내용의 편지가 공개됐다. 김양은 편지에서 “제발 한번만 만나서 귀를 기울여주세요. 대통령님께서 언제든지 만나주시겠다던 약속을 지키지 않고 ‘대통령이 관여할 일이 아니다’라고 말씀하셔서 유가족분들이 많이 속상해하시고 계십니다. 법을 정하는 국회의원도 유가족을 외면하는 상황에서 저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이러다 저희 아빠 죽습니다”라고 호소했다.
광화문광장 단식농성장에는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동조단식에 참여하려는 발걸음도 이어졌다.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은 광화문광장에서 신부와 수녀, 신도 300여명이 모인 가운데 단식기도회를 열었다.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는 기독인 모임’ 소속 200여명도 같은 곳에서 특별법 제정 촉구 기도회를 열었다.
박기용 이재욱 기자 xe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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