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식 중단이 새누리 덕분이라고? 유가족들 “부끄러운 줄 알아야…”

대책위 “특별법 타결 기약 없어…건강 회복해 ‘장기 싸움’ 결정”
“제대로 된 특별법 위해 대통령·여당 전향적 모습 보이라” 촉구
새정치연합엔 “단식 중단하고 국회에서 제 역할을 하라” 주문

‘유민 아빠’ 김영오씨가 단식 중단을 발표한 28일 세월호 참사 가족대책위원회는 여당을 향해 “부끄러운 줄 알라”고 일침을 가했고 야당에는 “단식을 중단하고 국회에서 제 역할을 하라”고 촉구했다.　

‘세월호 참사 희생자·실종자·생존자 가족대책위원회’는 이날 오전 11시께 김씨가 입원해있는 서울시립동부병원 입원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치권에 이렇게 요구했다. 가족대책위의 유경근 대변인은 “새누리당은 유민 아빠가 단식을 중단한다는 소식이 들려오자 기다렸다는 듯이 ‘가족들과 새누리당이 두 번 만난 성과’라고 이야기를 하고 있다”며 “부끄러운 줄 알라”고 비판했다.

유 대변인은 이어 “유민 아빠가 왜 지금 단식 중단해하는지 (다들) 궁금해 하겠지만 (우리가) 더 궁금해야 할 부분은 (유민 아빠가) 진작 중단해야 할 단식을 왜 지금까지 계속 할 수밖에 없었는가”라며 “(유민 아빠가) 46일간이나 단식 한 이유는 성역 없는 철저한 진상규명을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 대변인은 야당을 향해서도 “(동조 단식 10일째인) 문재인 의원 등 야당 의원들은 단식을 중단하고 국회로 돌아가 제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또 유 대변인은 “우리 가족 중에 어느 누구도, 단 한명도 성금과 보상금 등 단 한푼도 받은 적이 없다”며 “이 문제로 인해서 루머나 마타도어를 양산하고 퍼트리는 분에게는 지금보다 더 적극적으로 법적인 대응을 해나겠다”고 경고했다.

박용우 가족대책위 상황실장은 앞서 ‘긴 싸움을 위해 새로운 출발을 합니다’라는 제목의 기자회견문을 발표했다. 그는 “여전히 협상에 진전이 없어 언제 특별법이 타결될 수 있을지 기약이 없는 상황에서 김영오씨는 유일하게 남은 딸 유나, 모친 등 가족을 위해, 유가족들의 요청과 국민들의 염원에 따라, 단식을 중단하고 복식을 하며 장기적인 싸움을 준비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김영오씨는 병원에서 미음을 먹으며 어느 정도 회복이 되면 광화문으로 돌아가 그곳에서 복식을 하며 농성을 계속하겠다는 의사를 강하게 피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유민 아빠가 광화문으로 돌아갈 필요 없이 마음 놓고 회복에만 전념할 수 있게 속히 제대로 된 특별법이 제정되도록, 국민들께서 더욱 힘을 모아주시고, 대통령 및 여당은 전향적인 모습을 보여달라”고 촉구했다. 그는 또 “유민 아빠가 병원에 실려간 후 학계, 문화계, 연예계, 종교계, 언론계, 정치계 등 각계 각층에서, 전국 각지, 해외 각지에서, 수만명의 국민들이 유민 아빠를 대신하겠다고 동조 단식에 참여했다. 정말 존경하고 사랑한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앞서 김씨의 주치의 이보라 동부병원 내과과장은 “김영오씨가 단식을 중단하기로 결정해 주치의로 다행”이라며 “비행기가 비행할 때보다 착륙할 때 더 위험하듯이, 복식을 시작하는 과정이 주치의로서는 더 긴장이 되는 순간인데 특별한 합병증 없이 복식 과정이 잘 진행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서보미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