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리적 대책없어…괴담 등 소문 돌아”
서울 송파구 석촌동 석촌지하차도에서 잇따라 발견된 대형 동공들은 근처 제2롯데월드 건설공사와는 관련이 없고 지하철 9호선 부실공사가 원인이라고 서울시가 거듭 밝혔다. 하지만 여전히 인근 주민들은 “아파트를 팔고 나가겠다”며 제2롯데월드 공사와 석촌호수의 물이 줄어드는 현상에 대한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서울시가 꾸린 석촌동 동공 발생원인 조사위원회의 박창근 위원장(관동대 교수)은 28일 “제2롯데월드의 영향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석촌지하차도와 제2롯데월드 사이에는 석촌호수가 있고, 석촌호수의 수위가 한강 수위보다도 3m 정도 높아 석촌호수를 기점으로 양쪽 방향으로 지하수의 흐름이 나타나게 된다는 것이 이유다. 박 위원장은 “영향을 준다면 석촌호수가 영향을 줄 수 있겠지만, 석촌호수에는 한강물을 계속 넣어 수위를 유지하고 있어 그것이 원인이 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근 서울시가 내놓고 있는 각종 조사결과와 대책 발표에도 시민들은 여전히 불안해 하고 있다. 이곳 송파구 일대의 지반이 모래와 자갈 등으로 이뤄진 충적층이어서 싱크홀 발생에 취약하다는 분석이 나왔고, 이런 곳에서 국내 최고층 빌딩을 짓고 있기 때문이다.
박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석촌 주민들은 엄청난 패닉 상태다. 저한테 많은 문의가 오는데, 아파트를 팔고 나가겠다는 주민들도 상당히 많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동공이 발생하면 행정당국이 정확한 원인을 파악해 합리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데, 그런 것을 제대로 못하다보니 괴담 수준의 소문이 퍼져 이런 일이 생긴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음성원 기자 e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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