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인용이 들고 돌아온 작품은 ‘근해: 왕이 된 아낙’이라는 정치 패러디물의 한 장면 / 인터넷 캡쳐
2000년초 인기 누렸던 ‘오인용’ 세월호 풍자로 컴백
특별법 막는 간신에 버럭하며…“임금도 수사하라”
특별법 막는 간신에 버럭하며…“임금도 수사하라”
웹툰 작가 등 만화가들이 줄줄이 세월호 특별법을 촉구하는 릴레이 만화 기고를 올리고 있는 가운데, 2000년대 초반 큰 인기를 끌었던 인기 플래시 애니메이션 제작 그룹 ‘오인용’이 패러디물을 통해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고 나섰다.
오인용은 2000년대 초 다음(Daum) 팬클럽 카페 회원 최단기간 돌파 기록을 자랑했던 인기 플래시 애니메이션 제작 그룹이다. 유승준과 문희준이 대한민국 남자들의 ‘공공의 적’이었던 당시, ‘무뇌충’이 등장하는 군 패러디 플래시 애니메이션은 널리 인기를 얻었다. 오늘날의 ‘문보살’(안티팬까지 너그럽게 수용한다고 해서 생긴 문희준의 별명)을 탄생시킨 뿌리다.
오인용이 들고 돌아온 작품은 ‘근해: 왕이 된 아낙’이라는 정치 패러디물. 지난 27일 유투브에 ‘세월호 특별법은 유가족들만의 법이 아니라 국민을 위한 법입니다. 늦게 합류해서 미안합니다’라는 메시지와 함께 올라온 ‘근해’(http://www.youtube.com/watch?v=leyA_HshmDI)는 게재 이틀 만에 10만 건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2000년대 초 연예인 지옥 시리즈가 당시 만연했던 병역기피에 대한 상대적 박탈감과 분노를 ‘엽기’ 코드에 담아 그려냈다면, ‘근해’는 세월호 이후의 정국을 영화 ‘광해’에 빗댔다. “자갈치 시장에 갔다가 말벌에 쏘여” 앓아 누운 왕을 대신해, 얼굴이 비슷한 왕의 대역이 ‘정치’에 휘말리는 과정이 오늘날 세월호 정국과 절묘하게 맞물리면서 누리꾼들 사이에 공감을 얻고 있다. 광해에서 왕의 대역이 대동법의 진실을 알아냈듯, ‘세월호 특별법’의 실체에 다가가고, 마지막엔 ‘가짜 왕’이 직접 백성들을 찾으며 희망을 전한다.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2000년대초 인기를 끌던 애니메이션 오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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