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한 416명 청년동조단식’ 참가자들이 29일 오후 서울 청운효자동주민센터 앞에서 8일째 농성중인 유족을 찾아 지지와 연대의 뜻을 전하며 인사하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화가는 참여시민 그림 그려주고
출판사는 책 기증 ‘작은 도서관’
정혜신 박사 찾아와 ‘치유’ 강연
시민들, 두 곳을 성지처럼 ‘순례
출판사는 책 기증 ‘작은 도서관’
정혜신 박사 찾아와 ‘치유’ 강연
시민들, 두 곳을 성지처럼 ‘순례
서울 광화문광장과 청운효자동주민센터 앞이 세월호 유가족의 아픔에 공감하고 수사권·기소권이 보장된 특별법 제정을 바라는 시민들의 ‘공동체’로 발전해가고 있다.
29일로 8일째 유가족들이 대통령 면담을 요구하며 농성하는 청운효자동주민센터 앞에는 이들을 위로하고 지지하는 방문이 이어졌다. 이날은 방송인 김제동씨가 찾아와 유가족들을 위로했다. 김씨는 손으로 만든 ‘천만개의 바람’ 스티커 200장을 나눠주곤 “3000장을 목표로 올가을 한땀 한땀 이 스티커를 만들며 지낼 것”이라고 했다. 28일 저녁에는 정신과 전문의 정혜신 박사가 찾아와 ‘치유’를 주제로 강연했다.
‘유민 아빠’ 김영오(47)씨가 7월14일 단식을 시작한 서울 광화문광장 이순신 장군 동상 앞은 ‘국민 단식장’이 됐다. 8월12일 종교·문화예술·정당 관계자 등 시민사회 인사 240여명으로 출범한 ‘국민단식농성단’에는 개인 차원의 참여자를 포함해 매일 150~200명이 참여하고 있다. 단식장 상황실 관계자는 “단체에서 오는 분들도 많고 개인적으로 오는 분들도 많다. 유민 아빠가 입원한 주말에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세종대왕상 쪽으로 가 있는 분들도 있었다”고 말했다.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는 동조 단식을 최장 3일로 제한하지만 일주일 이상 머물며 서명 작업, 리본 만들기, 청소 등 자원봉사를 하는 시민들도 있다. 김씨가 단식을 중단한 지난 28일 충남 금산에서 올라온 대학생 김중훈(25)씨는 “유민 아빠가 소득 없이 단식을 끝낸 게 우리의 무관심 때문이었던 것 같다. 추석 때까지 있을 예정”이라고 했다. 29일 단식장에 색연필 등 화구들을 차려놓고 참여 시민들의 모습을 그려주던 일러스트레이터 한현주(42)씨는 “세월호 문제의 본질이 흐려지는 게 너무 화가 나서 광화문에 왔다. 단식은 못 하지만 그림을 그리는 것으로 동참하고 있다”고 했다.
단식장을 찾는 시민들이 끊이지 않으면서 참여 시민들을 위한 프로그램도 자생적으로 생겨나고 있다. 실천문학사가 기증한 책 20여권으로 ‘단식 참여 시민을 위한 작은 도서관’이 생겼고, 시민사회 활동가가 세월호 참사에 대한 강연을 했다.
광화문광장과 청운동 두 곳을 ‘성지’처럼 방문하는 ‘세월호 순례’도 이어지고 있다. 29일에는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의 전국 29개 지부 활동가 100여명이 낮 12시부터 본부가 있는 대학로에서 광화문광장을 거쳐 청운효자동주민센터까지 4시간가량 거리행진을 했다. 연세대 학생·교수·동문 80여명도 오후 4시께 신촌캠퍼스를 출발해 도보행진으로 두 곳을 방문하는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8·29 도심순례’를 진행했다.
진명선 기자 tor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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