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특집기사들 통째로 사라져
다른 기사들 제목도 ‘홍어’로 바뀌기도
다른 기사들 제목도 ‘홍어’로 바뀌기도
세월호 참사 등을 다룬 기사 등이 실린 누리집 해킹을 당한 월간지 <전라도닷컴>이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전라도의 문화와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아온 <전라도닷컴>은 31일 “전날 오전 11시40분께 잡지 누리집이 해킹당해 세월호 참사를 다룬 특집 기사 50여건 등이 사라진 사실을 발견해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고 밝혔다. 특히 누리집의 ‘세월호 기억하기’ 라는 란에 따로 모아둔 지난 5월 세월호 참사를 다룬 특집 기사들이 통째로 없어져 버렸다.
이와 함께 2000년 10월 창간 이후 <전라도닷컴>이 전라도의 문화와 사람, 풍경을 담은 사진과 글 등 수천여 점도 해킹당했다. 누리집에 실린 글과 기사의 제목도 누군가 전라도를 비하하는 ‘홍어’라는 말로 둔갑시켜 버렸다. ‘살아야 좋은 이유를 밝히는 사람들’이라는 글은 ‘살아야 좋은 이유를 밝히는 홍어들’로 바뀌었다. 황풍년(50) 편집장이 최근 올린 ‘시린 겨울 바다의 다디단 속셈’이라는 기사의 제목은 마지막 단어가 ‘홍어’로 치환됐다.
<전라도닷컴> 누리집 해킹은 이른바 ‘일베’ 회원의 행각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날 일간베스트 저장소 사이트엔 <전라도닷컴> 해킹과 연관된 누리꾼의 글이 올라와 있기 때문이다. 30일 오전 11시35분 일베 사이트엔 ‘내가 전라도인인 척 하면서 거기 전화했는데, 해킹 사실도 모르는 것 같던데’라는 내용의 글이 게시돼 있었다. 황풍년 <전라도닷컴> 편집장은 “30일 새벽 일베 사이트의 회원이 관리자의 아이디를 해킹한 것으로 보인다. 2000년 10월 잡지 사이트를 개설한 이후 전라도 문화콘텐츠에 대한 최악의 사이버 테러를 당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전라도닷컴>은 수천점의 누리집 사진·동영상 등을 해킹에 대한 진상을 밝히기 위해 경찰에 수사의뢰했다. 황풍년 편집장은 “ 세월호 참사 희생자 유족들의 마음을 헤집는 행위이자, 전라도 문화 콘텐츠를 사이버 테러한 행위에 대해 경찰이 진상을 반드시 밝혀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광주/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30일 해킹을 당한 월간지 <전라도닷컴>의 누리집에 실린 글과 기사의 제목이 전라도를 비하하는 ‘홍어’라는 말로 바뀌어져 있다. <전라도닷컴> 누리집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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