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 뒷다리가 짧아 의족한 강아지 댕댕이.
첫 동물 의료보조기 전문업체
“국내선 아직 낯설지만 보람”
“국내선 아직 낯설지만 보람”
김문정(41)씨는 지난해 5월 왼쪽 뒷다리가 4㎝ 정도 짧은 포메라니안종 ‘댕댕이’(3살 추정)를 유기견 보호소에서 입양했다. 밝은 성격의 댕댕이는 김씨를 곧잘 따랐지만 다리 길이가 달라 조금만 걸어도 금방 지쳤다. 수의사는 “이대로 방치하면 척추가 휘어지거나 나머지 다리의 관절에 무리가 올 수도 있다”고 했다.
김씨는 댕댕이에게 의족을 달아줬다. 강아지 의족은 지난해 2월 서울 양평동에 문을 연 동물 의료보조기 제작업체 ‘펫츠 오앤피’에서 만들었다. 의족 제작 과정은 다리의 본을 뜨는 걸로 시작하는 사람용 의족과 다르지 않다. 사지가 불편한 동물을 위한 보조기만을 전문적으로 만드는 업체는 펫츠 오앤피가 국내에서 처음이다. 이전까지는 강아지 의족이나 휠체어는 외국에서 사와야 했다.
김씨는 1일 펫츠 오앤피를 다시 찾았다. 댕댕이 의족의 고무 밑창을 갈아주기 위해서다. 김씨는 “의족을 한 뒤부터 산책을 나가면 댕댕이가 이전보다 2배 이상 걷는다”며 즐거워했다.
강아지 휠체어도 일반화되고 있다. 강아지 몸에 직접 장착하는 방식의 휠체어 제작은 사람용에 견줘 훨씬 간단하다. 의족 가격은 40만~65만원이고, 25㎏ 이상 대형 동물은 추가 비용이 든다. 휠체어는 크기에 따라 35만~120만원 정도 한다.
김정현 펫츠 오앤피 대표는 원래 사람을 위한 의료보조기 기사였다. 평소 동물에 관심이 많던 김 대표는 “문득 강아지가 아프면 보조기를 누가 만드는지 궁금했다. 인터넷을 찾아봤는데 없었다. 그래서 시작하게 됐다”고 했다. 김 대표는 “수술을 받아도 회복이 안 됐던 동물들이 보조기를 달고 활기차게 움직이는 것을 보면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이재욱 기자 uk@hani.co.kr
왼쪽 뒷다리가 짧아 의족한 강아지 댕댕이.
휠체어 탄 강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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